시장경제 요소 성장세의 반증… KDI "북한 시장 발전, 당분간 지속될 것"
북한 당국이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과 함께 급속히 성장한 신흥부유층 '돈주'에 대한 통제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DI는 27일 내놓은 'KDI 북한경제리뷰 4월호'에서 지난해 북한 시장 동향에 대해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라는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란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해 시장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묵인하는 정책으로, 농업 분야 초과생산물을 당국과 농민 간에 일정 비율로 현물 분배하는 내용과 공업 분야에서 공장·기업소의 경영 자율권을 확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KDI는 이로 인해 지난 한 해 북한의 시장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한편, 규모 역시 꾸준히 확장세를 보이면서 북한의 국영 부문과 시장 부문이 결합해 상호 협력하며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시장의 영역과 영향력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치·사회·경제 3개 부문으로 나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북한 당국은 정치적 조치로는 일종의 사채업자로 북한에서 등장한 신흥 부유층인 '돈주(錢主)'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시장 내 개인자산가들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영기업 부문에 암암리에 진출해 서비스를 대신 제공하고 이익을 거둬들이던 돈주들의 사적 경제활동을 최근 들어 불법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또 KDI는 북한 당국이 잇따라 대중노력을 동원해 사회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국영 부문이 시장 부문과 경쟁하도록 하는 동시에 사적 경제활동을 다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북한에서 벌어진 '70일 전투'(2. 24~5. 2)와 '200일 전투'(6. 1~12. 15) 등을 통해 주민 노동력을 강제 동원하면서 시장에서 생계를 해결하는 대다수의 일반 주민들이 장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도록 막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국영 부문이 현대화된 대규모 쇼핑센터와 편의점, 식당 및 전문상점 등을 운영하는가 하면, 결혼식뿐만 아니라 회갑잔치와 돌잔치까지 가능한 예식장을 열거나 전자상업 홈페이지인 '만물상'을 개설해 식료품 주문봉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북한 당국이 국영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DI는 "북한 당국이 볼 때 아직까지 체제나 정권 유지에 위협적 요소보다 효용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 시장의 발전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같이 정치적·이념적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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