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사장 내세워 법인 설립…텔레마케터 100여명 고용
광고비 내고 바빠 확인 안 하는 점 노려…고급 외제차 굴려
사기 그래픽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들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법인을 세우고 텔레마케터들을 대거 채용한 뒤 이들에게 범죄 수익금 일부를 나눠주는 식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A(28)씨 등 2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A씨 등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광고대행사 '바지사장' 역할을 한 B(28)씨 등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작년 7월 이삿짐센터를 운영하는 C(52)씨에게 전화해 "3년간 105만원만 내면 파워링크 광고 3·4순위에 고정노출 시켜 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파워링크 노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C씨가 낸 광고비 중 약 2만원만 실제 광고비로 쓰였다.
파워링크 광고는 이용자 클릭 수에 따라 클릭당 70원에서 10만원까지 광고비가 부과된다.
광고주가 클릭당 단가를 높게 책정할수록 검색 상위에 노출되며 광고비는 미리 지불하면 그 금액만큼 광고를 할 수 있는 구조다.
이들은 단가 70원의 가장 싼 광고비를 책정한 뒤 실제로는 몇만원의 광고비만 지불한 것이다.
이들은 이와 같은 수법으로 2015년 4월부터 작년 9월까지 전국 자영업자 2천700여명을 상대로 약 27억원을 받아 챙겼다.
친구 사이거나 동네 선·후배 관계인 이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전국 자영업자들의 연락처를 확보한 뒤 법인을 세워 텔레마케터 최다 100여명을 고용해 조직적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 한 건당 수익의 30∼40%를 받은 텔레마케터들은 자영업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해 광고를 권했다.
피의자들은 서울의 사무실을 임대하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법인 등록을 한 뒤 피해액 규모가 커지면 폐업하고 새 법인을 설립하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범행 기간 피의자들이 세운 법인만 5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무직자가 대다수였던 텔레마케터들은 적으면 수백만원에서 많으면 1천만원까지 매달 챙겼다.
고용난에 시달리는 20대 청년들이 고수익을 약속한 피의자들의 꾐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한 것이다.
피의자들은 법인을 세울 때마다 수십명에서 100여명에 달하는 텔레마케터들을 고용했다.
피해 자영업자들은 적게는 66만원부터 많게는 409만원까지 광고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철학관, 인테리어, 과외, 네일숍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었다.
무직인 피의자들은 범행을 통해 얻은 돈으로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초고가의 외제차를 사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대부분 광고에 절박한 데 비해 생업에 바빠 계약 뒤 실제 검색 또는 노출되는지를 수시로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텔레마케터들도 범행 사실을 인지·동참한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할 계획이다.
home12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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