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 좌석 7→6좌석에 선반 없애
CCTV·공기청정기 등 신형장비
바닥 턱 제거 이동 편의성도 높여
사실상 첫 경쟁입찰…475억 절약
더 넓고 더 쾌적하다.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하다. 자동차 광고 문구가 아니다. 새로 바뀔 서울 지하철 이야기다.
지난 26일 서울메트로는 성동구 군자차량사업소에서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현장점검’을 시행했다. 이르면 오는 8월 운행 가능한 새 전동차 10량(1편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 날 서영진 시의회 교통위원장,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 등과 동행하며 새 전동차를 둘러봤다.
신형 전동차 내부 모습. 각 량을 잇는 통로에 문이 없어지고 폭이 넓어진 모습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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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안에 들어서니 ‘공기청정장치’부터 눈에 들어왔다. 2중 필터로 미세먼지(PM10)을 제거하는 장치였다. 매년 나빠지는 대기 질 개선을 위한 대책으로, 객실 당 2대씩 자리했다. 이러한 장치를 전동차에 두는 것은 서울메트로가 최초다.
좌석은 더욱 넓어졌다. 한 열 좌석이 기존 7석에서 6석으로 줄어서다. 이용률이 낮아 공간만 채운다는 지적과 물건을놓고 내리는 주범으로 지목됐던 선반도 없어졌다. 각 량을 잇는 통로도 1.2m로 45cm 확장됐다. 통로마다 있던 문도 당초 18개에서 3개로 대폭 사라졌으며 바닥의 턱도 없애 이동이 자유로웠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객실 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라며 “신체조건 상관없이 누구든 편안히 이용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안전망도 보강했다. 새 전동차는 시속 25㎞ 속도로 충돌해도 충격을 흡수하게 설계됐다.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도 1시간 이상 조명ㆍ안내방송기기가 작동한다고 했다. 천장을 보니 200만화소 폐쇄회로(CC)TV 2대가 객실을 구석구석 감시했다. 성범죄, 화재사고, 승객 비상호출 등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기 위한 장치라고 서울메트로는 설명했다.
승객을 위한 맞춤형 배려도 돋보였다. 손잡이 높이를 달리해 누구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출입문 양 끝 좌석에는 유리판 가림막이 보였다. 앉은 승객, 서 있는 승객의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함께 둘러보던 시의원들도 현재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형찬(더불어민주당ㆍ양천3) 시의원은 “전동차의 기본 기능이 잘 작동하는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편리해진 구조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했다. 박중화(자유한국당ㆍ성동1) 시의원은 “스프링쿨러 등 안전장치가 더 있었으면 하는 점에서 아쉽다”면서도 “전반적인 부분은 (기존 전동차 대비) 향상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3월 발주된 이 전동차는 중소기업이 수주해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당시 다른업체의 입찰가격보다 475억원이나 싸게 수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점을 받아 서울시는 경쟁입찰의 효과로 세금 475억원을 절약했다. 이 전동차는 현재 4000㎞의 주행 테스트를 했으며 을지로 순환선에서 심야에 물을 가득싣고 1000㎞ 더 주행후 본격 고객을 맞을 예정이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2호선으로 이번 10량을 포함해 올해 50량, 내년 150량의 새 전동차를 배치한다. 이어 발주를 진행하며 2020년 안에 2호선 214량, 2022년 안에 2호선 46량, 3호선 150량을 배치할 계획이다. 전체 8370억원 예산을 투입한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27일 “새 전동차에는 승강장안전문이 열린 상태로는 승강장 진입이 안 되는 자동열차운전장치(ATO)가 적용된 상태”라며 “지하철 관련 안전사고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이 날 서영진 시의회 교통위원장은 “서울메트로에서 고생한 흔적이 곳곳 보인다”며 “남은 차량들도 차질없이 입고되어 운행될 수 있도록 힘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며 점검을 마무리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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