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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트럼프 감세안 '속 빈 강정'…'송환세' 인하 빠져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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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인하" 방침만 밝혀…관련 IT주 일제 하락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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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최대 감세라는 원대한 구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애플처럼 해외에 막대한 현금을 모아둔 기업들의 주가는 26일(현지시간) 감세안 발표 이후 오히려 떨어졌다. 이번 감세안이 대기업의 해외 수익에 대한 송환세율을 얼마나 낮춰줄지를 구체적으로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법인세를 20%p 낮춘다는 감세안을 발표하기 이전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은 송환세율이 35%에서 10%로 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번 감세안 핵심을 추려 내놓은 메모에는 단지 '해외에 묶인 수 조 달러에 대한 일회성 세금이 인하될 것'이라고만 적시돼 있을 뿐이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26일 관련 브리핑에서 송환세율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이 송환세에 대해 "상하원과 공조"하고 있으며 세율이 "매우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투자전문서적 '더 베어 트랩스 리포트'의 저자 로렌스 맥도날드는 CNBC방송에 "시장의 기대가 컸다. 전반적 감세안과 송환세가 좀 더 구체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구체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송환세 인하가 분명이 있을 것이라며 "백악관이 민주당에 모든 수를 당장 보여주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S&P글로벌에 따르면 해외에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5대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시스코, 오라클이다. 이날 애플 -0.59%, MS -0.13%, 알파벳 -0.07%, 시스코 -0.06%, 오라클 -0.07% 등 이들 회사 주가는 모두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대선 이후 IT업계는 S&P500 섹터 가운데 금융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기업들의 해외 수익이 송환되면 상당부분이 자사주 매입(바이백)이라는 경로를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될 것이라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골드먼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전략가는 해외 수익 송환이 이뤄지면 S&P500 바이백이 올해 30%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세금 개혁이 없다면 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환세가 낮아지면 바이백은 1500억달러 더해져 모두 78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코스틴 전략가는 내다봤다. 이처럼 바이백이 S&P500 기업들의 현금 사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20년 만에 두 번째가 된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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