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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봄맞이 국내 관광 가이드]도시숲, 적극적으로 가꿔 삶의 질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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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김재현 건국대 산림조경학과 교수

동아일보

독감이 유행하는 환절기도 지났는데 길거리에 마스크를 쓰고 오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익숙한 광경이 됐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모든 후보가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는 것을 보면 그 심각성을 역설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화력발전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생활 주변의 도시숲을 잘 가꾸어서 미세먼지를 흡수하게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도시숲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휴식과 편안함을 주고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나무와 숲이 광합성을 하면서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어주고 있어 우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다. 도시숲은 이렇게 광합성을 하면서 주변의 온도를 낮추어주어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기도 하고 미세먼지를 흡수하기도 한다.

한국은 국토의 64%가 산림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대표적인 산림국이고 황폐된 국토를 녹화에 성공한 나라이다. 이렇게 많은 산림을 가지고 있고 국민들이 고생해서 숲을 조성했지만 정작 일생생활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국민들의 숲과 일상적인 관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도시인구 비율이 90%가 넘어선 현실을 고려할 때 도시숲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계획제도가 도입되었고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녹지를 유지하거나 조성하도록 하였다. 이때 강조되는 것이 전체 면적 중에 녹지가 차지하는 면적이 얼마인가에만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심어놓은 나무들은 시간이 지나 자라면서 나무들 간의 생태적 경쟁관계가 생겨나게 돼 관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30년 전에 조성해 놓은 근린공원에 가보면 나무들이 성장하면서 과도하게 경합하여 땅에 빛이 비치는 것을 차단하여 풀이 자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비가 내리면 토양을 잡아줄 식물이 없어 침식이 발생하게 된다. 침식이 발생하게 되면 뿌리가 노출되어 나무들이 건강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앞에서 언급한 도시숲의 다양한 기능을 못 하게 된다.

이제는 단순하게 도시계획상의 녹지 면적의 비율이 아니라 도시숲의 관리라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도시숲의 직접적인 관리의 주체는 지자체나 시민들이겠지만, 전체적인 도시숲 관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주체는 산림청이 되었으면 한다. 산림청은 지금까지 숲을 문화적, 생태적 그리고 삶의 질 공간으로서 관리해온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실행력을 도시숲에서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또 도시숲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생태적인 관리능력도 중요하지만 시민과의 소통과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산림청이나 지자체의 행정력만으로는 대응하기 힘들다. 주민, 시민사회 그리고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관리방안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도시숲 관리를 통해서 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생태적 기능도 개선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숲을 디자인하는 전문적인 청년일자리부터 단순한 관리작업을 하는 일자리까지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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