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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5월 황금연휴때 자녀 성적 올리세요” 학원 상술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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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시간 단기특강’ 개설 붐

“도대체 누굴 위한 황금연휴인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져요.”(직장맘 송모 씨)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최대 11일을 쉴 수 있는 5월 ‘황금연휴’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초중고교는 대부분 이 기간을 ‘재량휴업’ 기간으로 정해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학교의 휴업 기간과 직장의 휴가 기간이 맞는 가정은 모처럼 들뜬 분위기다. 하지만 이 와중에 서울의 주요 지역 학원가는 황금연휴를 노린 ‘단기 집중특강’ 등을 개설해 학부모들의 사교육 심리를 자극하는 ‘불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학원가의 이런 마케팅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사교육 집중 지역에선 이미 한 달 전부터 ‘100시간 단기특강’ 등의 홍보가 활발하다.

목동 지역의 한 학원은 “이번 연휴는 6월 모의평가와 다가오는 기말고사에서 역전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며 “이번 휴가를 중간고사 뒤풀이나 가족여행에 쓰면 후회막심일 것”이라고 홍보했다. 또 다른 학원은 “이번 연휴 때문에 여름방학이 10일 더 짧아진다고 하니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큰일”이라고 역설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에서도 ‘황금연휴 특강’이라며 주요 과목과 자기소개서 작성법까지 묶음으로 일주일 내내 수업하는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601개 초등학교는 황금연휴를 맞아 네 곳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재량휴업을 실시한다. 휴업 날짜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정할 수 있는데 집계 결과 서울 지역 초등학교는 평균 2.3일을 쉬는 것으로 나타나 대개 5일 연속 휴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을 휴업일로 지정해 최대 11일의 단기방학이 발생하는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의 부모들은 고민이 깊다. 직장인 조모 씨는 “간만에 맞는 황금연휴라 아이와 함께 멀리 나들이 갈 계획이긴 하지만 직장 상사들이 휴가 일정을 정하지 않는 바람에 나 같은 말단은 숙소도 예약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 씨는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지만 이 시기 친구들도 별로 없을 텐데 내 아이만 보내는 마음이 좋진 않다”고 토로했다. 학교가 휴업하는 시기에 부모도 편하게 휴가를 낼 수 있는 직장 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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