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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프랑스 대선]좌파 멜랑숑의 표, 어디로 갈까…르펜 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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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득표 멜랑숑, 마크롱 지지 안 밝혀

反EU·反세계화 등 극우 르펜과 맞는 부분도

뉴스1

장 뤽 멜랑숑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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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앞두고 3,4위를 차지했던 후보들의 표를 누가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9.6%로 4위를 차지했던 급진 좌파 장 뤽 멜랑숑 프랑스 앵수미즈(La France insoumise: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후보. 1차 때 후보로 나섰던 대부분, 그리고 많은 정치인들이 "극우는 안 된다"며 정치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 중도 신당 앙마르슈(전진)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이른바 '공화당 전선'(Republican Front)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멜랑숑 후보는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어 더 관심이 쏠린다.

25일 폴리티코에 따르면 멜랑숑 후보는 정치 컨설턴트들에게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마크롱 후보를 지지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자문을 구해놓고 있다.

대선 1차 투표가 열리기까지 유세 기간 멜랑숑 후보는 마크롱 후보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지치지 않고 해 왔다. '39세의 은행가 출신의 중도파'라는 정체성이 우고 차베스 등 남미 급진 좌파들과 맥을 같이 하는 65세 관록의 멜랑숑 후보에겐 탐탁지 않았던 것. 그래서 "극우(르펜 후보)도 안 되고 급진적인 재무관을 가진 사람(마크롱 후보)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멜랑숑 후보는 은행(금융산업)을 맹렬하게 비판했고 세계화와 유럽연합(EU)의 허구성 또한 비난해 왔다. 그리고 이런 주장은 마르세유, 릴 같은 대도시에서 꽤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포프(IFOP) 조사에 따르면 멜랑숑 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사람들 가운데 48%는 마크롱에게 투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33%는 투표를 포기하고 19%는 르펜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폴리티코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멜랑숑 측이 선택을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지지자들에게 세 가지 옵션이 있다고 봤다. 하나는 마크롱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하는 것. 두 번째는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것, 혹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 것.

뉴욕타임스(NYT)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멜랑숑 후보가 극우 마린 르펜과 오히려 더 비슷한 성향이 있다는데 주목했다. 실제 세계화나 EU에 반대하는 것은 표면적으론 같다. 르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러시아와 가깝기까지 하다.

NYT는 멜랑숑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의 완고함과 강퍅함이 하늘을 찌르는 만큼 르펜 후보와의 경쟁에서 졌다는 것 자체로 자존심이 크게 훼손됐을 것이라 말하고 있고 그만큼 마크롱 후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일부에선 멜랑숑과 지지자들은 아예 투표를 하지 않거나 투표용지를 빈칸으로 남겨 내는 것으로 오히려 르펜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란 말도 하고 있고, 르펜 측은 의외의 선물을 얻게 되는 셈이니 내심 좋아하고 있다.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어 보인다.

멜랑숑 측 한 고위 보좌진은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멜랑숑이 르펜을 지지할 것이란 설을 부인하면서 "우리는 르펜을 도울 생각이 없다. 그러나 우린 마크롱 지지 여부도 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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