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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고려대ㆍ연세대, 체육특기자 '최저학력기준' 넘어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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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중3이 치를 대입부터 적용, "상위 70% 이내"

두 대학 총장이 26일 공동기자회견서 밝혀

수능, 내신 등 구체적 기준은 올해 중 발표

정유라 입시 비리 이후 부실관리 논란 해소책

중앙일보

고려대, 연세대가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2021학년도 대입부터 체육특기자 선발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박만섭 고려대 교무처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 이호근 연세대 교무처장. 남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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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연세대가 현재 중 3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를 뽑을 때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두 대학은 체육특기자가 상위 70% 수준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올해 중에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박만섭 고려대 교무처장은 “두 대학은 대학 스포츠의 역할 변화에 따라 체육특기자가 운동선수 이전에 학생으로서 기초 학력을 갖춰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2021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선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체육특기자 입시는 경기 실적을 중심으로 학생부와 면접을 일부 반영해 선발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나 내신 성적 등의 최저학력기준은 없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어떤 과목을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세부 사항은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 논의가 필요하다. 일단 출발선은 상위 70% 수준으로 하고 중ㆍ고교 현장의 반응을 지켜보자는데 두 대학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할지, 수능을 기준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운동선수에게 수능을 요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현장 여론이 크다면 반드시 수능을 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위 70%는 현행 상대평가 내신 9등급으로 환산할 경우 5~6등급 안에 들어야 하는 수준이다. 이호근 연세대 교무처장은 "현재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입시에 관한 제도 개편 논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특기자 입시에서 고교 학생부의 반영 비율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연세대 이호근 처장은 “현재 체육특기자 전형의 학생부 반영 비율이 10%인데 2020학년도에 20%로 늘리고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박만석 처장도 “아직 구체적 반영 비율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또 두 대학이 매년 개최하는 ‘고연전(연고전)’은 향후 ‘고연제(연고제)’로 바꾼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는 5개 스포츠 종목으로 경쟁하고 있지만 향후 문화예술, 학술 등의 분야로 경쟁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학 특혜 사건이 벌어진 이후 교육부는 대학 체육특기자 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학사 경고를 3회 이상 받고도 무사히 졸업한 학생 수가 고려대 236명, 연세대 123명으로 다른 대학보다 많았다.

교육부는 또 이달 9일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에는 대입에서 학생부의 반영 비율 확대와 최저학력기준 마련 등을 대학에 요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두 대학이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지만 이제는 체육특기자를 학생 본분에 맞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50여년간 스포츠 엘리트를 배출해온 두 대학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학생들이 대입을 위해 운동만 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방향 전환을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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