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에디터는 일주일에 2~3일 정도는 지난밤 꿈 내용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편이다. 문제는 리얼한 상황의 꿈을 꿀수록, 잠을 자고 일어나도 피로를 느끼고 오후엔 녹초가 되곤 한다는 것이다. 에디터의 할머니가 지프차를 운전해(할머니는 무면허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꿈을 꾸고(할머니가 한 손으로 폭풍 우회전을 하고 나서야 잠에서 깰 수 있었다) 다음날 기절 상태가 되자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다. 수면과 관련된 전문도서에서 이야기하는, 통제 불가능한 렘 수면에 영향 받지 않고 숙면을 취하는 방법들을 찾아 실천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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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수면 문제가 있다면?
-숙면을 위해 지켜야 할 최소 4가지
▷첫째, 조명 빛과 블루라이트를 피한다
숙면의 최소 조건은 수면을 방해하는 빛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침대 위에 눕기 전 조명과, 전자제품에서 발산하는 빛(블루라이트)를 피하도록 하자. 밝은 빛은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침실에선 되도록 조명 대신 와트가 낮은 백열전구를 켜고 최소 취침 1시간 전 전자기기를 멀리하자.
▷둘째, 조금이라도 운동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수면의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 사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 없듯, 운동과 수면의 질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단, 전날 숙면을 취한 경우 짧은 시간 운동을 해도 효율적인 운동 효과를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
▷셋째, 수면 2시간 전에 피해야 할 것
수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 수면방해제는 늦은 시각의 ‘과식’과 ‘카페인 섭취’, 그리고 ‘알코올 섭취’이다. 과식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위에 음식물이 들어가면 소화 흡수 작용을 하는 데에만 1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면 2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도록 해야 한다. 그 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 명상 등을 통해 소화를 촉진시키자.
2013년 웨인주립대학교와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의 헨리포드 병원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에 마신 커피 한잔이 수면 시간을 1시간씩이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참고 <수면혁명>). 늦은 오후엔 카페인 섭취는 피하도록 하자. 수면 유도엔 쟈스민이나 캐모마일 차가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술이 진정제 역할을 해 빨리, 깊게 수면을 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늦은 밤에 술은 마시는 것은 렘 수면을 방해하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잠을 깨거나 하는 등 수면방해제 역할을 한다. 이런 수면 습관을 고치려면 최소 보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
▷넷째, 명상과 수면
가장 흔한 불면증 중 하나는 바로 정신생리학적 불면증이다. 이는 평소에 각종 스트레스와 걱정, 고민, 생각 등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한 증상을 말한다. 잠을 잘 수 없는 사람들은 또 불면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악순환이 반복된다. 잠들기 전 10~20분에 걸쳐 명상과 독서, 혹은 입욕을 통해 묵은 스트레스 및 피로, 끝내지 못한 업무에 관한 생각을 털어버리는 ‘마음 버리기’가 필요한 이유다.
▶그 밖에 수면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해볼 것
▷수면무호흡증으로 고생 중이라면? 코를 골기는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지 않는다면 잠자는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으로 고생 중이라면 기능성 베개와 코골이 밴드 대신 생활 습관부터 개선해보자. 음주 습관을 버리고(알코올은 목구멍의 근육을 약화시켜 밤에 기도를 좁아지게 한다), 침실을 적당한 습도로 유지하자(코골이가 알레르기나 코막힘과 관련이 있을 경우엔 가습기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중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과체중은 목에 지방 조직이 쌓이게 하여 기도를 막을 수 있다)(<수면혁명> p.229).
▷머리맡에 양파 조각을 올려라? 평소 잠에 드는 시간이 약 30분에 달하고, 그마저도 선잠을 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사람들은 자신에 맞는 각종 수면 방법을 찾아 나선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양파조각으로, 양파를 잘게 썰어 머리맡에 두자. 양파 속 알리신 성분이 수면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와 습도, 그리고 잠옷은 확인했나요? 침실의 이상적인 온도는 약 15~19도 사이다. 그 이상, 이하의 경우엔 실질적으로 수면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겨울철 전기장판은 이불의 온도를 높이는 정도로 사용하고, 여름철 에어컨은 취침모드를 설정해 3시간 이상 작동은 피하자. 또한 잠옷 대용으로 운동복이 아닌 파자마나 나이트가운을 살펴볼 시간이다. 통풍이 되는 편안한 옷(수면잠옷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소매가 있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체험 5일 후, 에디터에겐 무슨 변화가 있었나?
체험 5일 동안 수면 수칙들을 최대한 지키고, 수면 시간은 평균 6시간 정도로 유지했다(마감 전날을 제외하고). 수면 앱 ‘슬립베터’를 통해 잠을 자는 시간과 질을 따져보기로 했다. 잠이 깨면 곧바로 앱의 기능인 ‘드림노트’를 작성했는데, 첫날 꿈은 긴장된 몸 상태를 말해주듯, 우리나라 해방 전후(로 추측되는) 꿈을 꾼 것이 전부였다. 기상 후 불편함은 느껴졌지만, 몸의 피로는 생각보다 적었다. 숙면은 약 5시간, 선잠은 30분이었다.
에디터의 경우 잠을 못 잤다고 생각한 이유가 꿈 때문이었기 때문에, 취침 전 꿈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를 받는 활동을 최소화 시켜 나갔다. 드림노트는 꾸준히 작성한 것에 비해(단어와 짧은 문장으로 나열했다), 점차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이에 비례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확실히 조명 빛과 전자기기를 피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스마트폰은 수면 앱 외의 사용을 최대한 피하고, TV 시청 등을 피하다 보니, 눈에 잔영현상이 적었다. 그렇게 4일이란 시간이 지났다. 기사의 마감 하루 전날, 잔업에 대한 걱정과 긴장감으로 잠이 오지 않자 고민 끝에 소주 2잔의 힘을 빌려본다. 보통 알코올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한 시간 전(알코올을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 와인 한 잔이 긴장을 완화시키고, 체온을 높여준다’는 자기 위안을 하면서 말이다. 수면 시간은 동일했다. 지난 밤 꿈도 기억나지 않았다. 알코올이 효과를 본 것일까? 다음날 오후 2시. 평소면 마감에 집중할 시간이지만, 결국 커피 한잔을 사러 밖으로 향해본다.
[글 이승연 기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참고 <수면혁명>(아리아나 허핑턴 저/ 민음사 펴냄) <행복한 자기경영을 위한 잠자는 기술>(이동연 저/ 평단 펴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76호 (17.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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