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박근혜 탄핵 보고 대통령이 중요하다는 사실 깨달았다" ... 미주 지역 재외국민 투표 시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미주 지역 재외국민 투표가 2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번 재외국민 투표는 주미 대사관이 있는 워싱턴을 비롯해 뉴욕·로스앤젤레스·시카고·샌프란시스코·애틀랜타 등의 공관에서 마련한 투표소에서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주미 대사관 재외투표소가 마련된 버지니아주 비엔나 한미과학협력센터(KUSCO)에는 오전 8시 투표 시작부터 한 표를 행사하려는 직장인 재외국민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날 낮 투표장에서 만난 김경원씨(29)와 조하윤씨(29) 부부는 펜실베니아주에서 이곳까지 투표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했다. 김씨는 현재 펜실베니아주립대 유학생이다. 재외국민 투표를 처음 하나는 김씨 부부는 “주권을 행사하러 왔을 뿐”이라며 먼 곳에서 찾아오는 수고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메릴랜드주 락빌에 살고 있다는 한 기업체 주재원 부부는 대통령 탄핵 사태 후 정치에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며 “원래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보면서 대통령을 잘 뽑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재외국민 투표를 하러 온 동기를 밝혔다.

버지니아주의 동쪽 해안가인 노퍽에 살고 있다는 교민 신용희씨(61)는 부인과 함께 투표장에 들렀다. 그는 “여기에 살면서 선거도 할 수 있으니 당연히 하러 와야죠”라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살고 있는 임강호씨(56)는 “대통령은 정말 잘 뽑아야 한다. 나라를 위해서 헌신,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재외국민 선거인으로 등록한 재외선거인(영주권자)과 국외 부재자(일시 체류자)는 6만8000여 명이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 때의 5만1794명보다 31.8% 늘어난 수치다.

안호영 주미대사 부부도 오전 9시10분쯤 이곳에서 투표를 마쳤다. 안 대사는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세계적으로) 재외선거에 등록한 유권자가 18대 때는 20만 명을 약간 넘었는데, 이번에는 30만 가까이 등록했다”면서 “재외동포들의 권리행사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워싱턴뿐 아니라 뉴욕과 보스턴에서도 투표 열기가 이어졌다. 뉴욕 총영사관 관할 5개 주에서는 총 1만3716명이 재외국민 등록을 했다. 투표소는 뉴욕 플러싱 외에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 파크와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도 마련됐다. 뉴욕을 제외한 2개 투표소는 28일부터 가동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보스턴 인근의 뉴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류순택 여사와 함께 투표했다. 반 전 총장은 하버드대 초빙교수를 맡게 돼 지난 8일 미국에 다시 입국했고, 이날 첫 행사로 하버드대에서 특강을 한다. 모두 3305명이 재외국민 등록을 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등록률을 기록한 보스턴 총영사관 관할 지역은 투표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한인들이 밀집한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투표소를 열자마자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이 줄을 이었다. LA총영사관를 비롯해 오렌지카운티 한인회관, 샌디에이고 한인회관 등 3곳에서도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LA총영사관에서는 오전 10시 현재 150여 명의 유권자들이 투표를 했다.

이기철 LA 총영사는 이날 오전 8시 부인 문수미 여사와 함께 투표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투표를 했다. 이 총영사는 “이번 대선은 재외국민에게도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생업에 바쁘더라도 가급적 투표소에 나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