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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라이프 스타일] 시계가 윤년 자동 인식, 2100년까지 날짜 조정 필요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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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필립의 티에리 스턴 사장

시계 제작 특허 80건 넘게 보유

무브먼트 등 부품 모두 자체 제작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은 ‘시계 위의 시계’로 불린다. 178년간 이룬 기술 혁신과 얇은 무브먼트(시계 동력장치), 클래식하면서 수려한 디자인, 고급스러운 마감이 파텍필립을 초명품 자리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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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필립의 티에리 스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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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서 티에리 스턴(사진) 파텍필립 사장은 신제품 25개를 선보였다. 남성용 17개, 여성용 8개다. 파텍필립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왕성한 활동이다. 풍성한 헤리티지(유산)를 보유한 브랜드답게 파텍필립 역사상 랜드마크가 되는 두 가지를 특별히 기념해 내놓았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아쿠아넛’ 컬렉션과 데뷔 40주년을 맞은 ‘울트라신 자동 칼리버 240’ 무브먼트를 다양하게 변주해 적용한 모델이다.

제네바에 있는 고급 시계 회사 가운데 오너 가족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파텍필립이 거의 유일하다. 파텍필립은 1932년부터 스턴 가문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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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개발한 ‘칼리버 240’ 무브먼트가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이를 적용한 시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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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 사장은 “파텍필립 컬렉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한다”며 “2017년 선보인 새로운 퍼페추얼 캘린더(1개월의 일수, 윤년을 자동으로 판별하는 기능)는 50년대 제작된 파텍필립 시계 2개의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아 레트로 컨템퍼러리 스타일로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퍼페추얼 캘린더 5320G’로 명명한 이 제품은 2100년까지 날짜 조정이 필요 없다. 자동으로 28일, 30일, 31일을 계산해 가리키고 4년마다 윤년에는 2월 29일을 인식한다. 주요 경매에서 기록적인 낙찰금액을 보이는 파텍필립 시계 고유의 특징 여러 가지를 결합했다. 크림색 다이얼 등 고전적인 디자인이 빈티지한(낡고 멋스러운) 매력을 물씬 풍긴다. 금빛 아라비아 숫자와 광택 코팅이 된 5분 단위 표시, 수퍼 루미노바(형광물질)로 채운 도톰하면서 뾰족한 시곗바늘이 모여 빈티지룩과 현대적인 스타일을 동시에 완성했다.

파텍필립은 97년 바젤월드에서 활동적인 젊은 세대를 목표로 한 스포티하고 현대적인 스테인리스스틸 남성용 손목시계 아쿠아넛을 처음 선보였다. 혁신적이고 내구성이 강한 데다 캐주얼의 고급스러움이 더해진 아쿠아넛은 파텍필립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20주년 기념으로 파텍필립은 올해 18K 화이트골드 소재의 ‘아쿠아넛 5168G’를 선보였다. 기존 직경 40mm 대신 42㎜를 적용해 아쿠아넛 라인에서 가장 큰 ‘점보’ 사이즈를 만들었다. 18K 화이트골드는 색감이 따뜻해 스틸과 분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나이트블루 색감의 다이얼과 엠보싱 처리한 나이트블루 스트랩(손목 끈)도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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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파텍필립 ‘퍼페추얼 캘린더 5320G’. ② ‘아쿠아넛 트래블 타임 5650G’. ③ ‘아쿠아넛 5168G’. ④ ‘칼라트라바 스켈레톤 5180/1R’. ⑤ ‘퍼페추얼 캘린더 7140G’. [사진 파텍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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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넛의 또 다른 혁신은 한정판으로 선보인 ‘아쿠아넛 트래블 타임 5650G’에서 볼 수 있다. 파텍필립은 2000년대 초반 연구개발을 위한 ‘파텍필립 어드밴스드 리서치’를 출범했다. 이곳에서 개발한 특허받은 기술과 독자 개발한 타임존 세팅 방식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을 트래블 타임의 다이얼 왼쪽 면에 적용했다. 과거 37개 부품으로 이뤄진 타임존 세팅 방식이 12개 부품으로 가능해졌다. 화이트골드 소재로 총 500개 한정 제작됐다.

파텍필립이 다른 고가 시계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지점은 자체 기술력에 있다. 파텍필립은 무브먼트는 물론 1만 개 정도 되는 시계 부품을 외부 아웃소싱으로 충당하지 않고 모두 사내에서 자체 제작한다. 무브먼트는 자동차로 치면 엔진과 같은 역할이다. 엔진 제작 기술이 없으면 명차 브랜드가 될 수 없듯이 무브먼트 제작 기술은 명품 시계의 출발점이다. 파텍필립은 자체 제작 무브먼트를 45개 보유하고 있다. 시계 제작 관련 특허건수는 80건이 넘으며, 이 가운데 20여 개는 시계산업 자체를 발전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파텍필립 측은 설명했다. 25년 세계 최초의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를 출시한 것도 파텍필립이다.

‘울트라신 자동 칼리버 240’ 무브먼트의 4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이를 적용한 새 제품을 이번에 여럿 선보였다. 가령 ‘칼라트라바 스켈레톤 5180/1R’은 자동 칼리버 240 무브먼트가 그대로 보이도록 앞뒤로 노출시켰다. 수작업으로 우아하고 화려하게 인그레이빙(새겨 넣어) 마감한 18K 로즈골드톤의 무브먼트와 파텍필립 표식을 조각으로 배치해 앞면과 뒷면이 똑같이 아름답다. 예술적 재능이 있는 정교한 손과 스켈레톤화의 한계를 정확하게 아는 시계 메이커의 기술이 어우러져 빚어낸 작품이다.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갖춘 여성용 ‘7140G’에도 자동 칼리버 240 무브먼트를 적용했다. 기존 로즈골드 모델에 이어 올해는 화이트골드 모델을 선보였다. 스트랩 안쪽의 돌출 스프링바를 밀어 혼자서도 간편하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다. 샤이니 그레이 악어가죽 스트랩 외에 터쿼이즈 그린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

바젤=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박현영 기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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