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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여러 노력에도 실험동물 고통은 여전…끝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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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비글.(사진 한국동물보호연합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매년 4월24일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다. 이 날은 지난 1979년 영국 생체해부반대모임(NAVS)이 실험동물들의 희생을 줄이자는 취지로 만든 날로, 국제연합(UN)에 의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그동안 인간의 질병 치료와 생명 연장을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이 과정에서 쥐, 햄스터, 토끼, 기니피그, 돼지, 원숭이, 개 등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을 대신해 희생됐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전 세계 동물실험에 쓰이는 동물은 연간 1억마리를 넘어섰다.

국내의 경우 2012년 183만4285마리, 2013년 196만6758마리, 2014년 241만1727마리, 2015년 250만7157마리, 지난해 287만8907마리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에 해외에서는 동물실험의 심각성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실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EU)은 이미 지난 2004년 화장품 제조시 동물실험을 금지했고, 2013년엔 동물대체시험 불가능 원료를 포함해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의 판매와 수입도 전면 금지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는 동물실험을 대신할 대체시험법 개발도 한창이다. 이미 학계에서는 세포로 미니 장기를 만들거나, 플라스틱 칩 위에 사람 장기 세포를 입체로 배치하는 인공 생체 칩 등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실험동물 대신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에뮬레이트(Emulate)가 개발한 인공 생체 칩으로 식품·의약품·화장품 독성 확인 실험을 진행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FDA는 최근 연구 결과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한 약물 중 92%가 인체 대상의 임상실험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밝히며 동물실험 효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12월 동물실험을 통해 만든 화장품을 유통·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돼 지난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또 지난 11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 실험 이후 회복된 동물은 일반에 분양하거나 기증할 수 있다'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동물실험시설이 무등록 공급자에게 동물을 공급받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제재하는 규정' 등이 주요 내용인 실험동물법 개정안 등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국내외 동물보호단체들은 해마다 동물실험 반대 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한국동물보호연합(대표 이원복)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동물실험 중단 촉구 1인 시위를 갖고 "비윤리적인 동물실험을 중단하고 동물 대체시험법을 확대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도 한국 정부에 "반복적으로 자행되는 불필요한 동물실험을 중단하고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non-animal) 대체시험방법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는 지난 18일부터 홍의락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미성년자 동물해부실습 금지법 통과를 위해 시민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외국에선 동물실험이 비과학적·비윤리적이라며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매년 10~15%씩 실험동물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선 '대한민국은 동물실험의 천국'이란 말까지 돌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동물실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동물실험 지상주의, 동물실험 만능주의에 대한 생각이 변해야 한다"면서 "동물실험보다 더 인도적이고 과학적이며 안전한 동물대체시험에 국가적으로 투자와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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