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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10년간 경기 초등생 24만명, 중학생 5만명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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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심의 오래된 지역과 농촌서 학생 수 급감

신개발지는 학생 수 급증해 학교 수급 불균형

도 교육청 “일률적 총량제보단 지역별 접근”



한겨레

올해 3월1일 경기 안양 신안중과 서여중이 신안중으로 통합된 학부모들이 지난달 17일 학교에서 학부모총회를 열고 있다. 사진 신안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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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학생 수가 1300명에 육박했는데…”

성정현 경기 안양시 신안중 교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다. 성 교장은 30년 전 이 학교셍서 초임 교사를 지낸 뒤 지난해 9월 교장으로 다시 부임했다. 현재 신안중은 1~3학년 전체 15학급에 학생 수는 346명의 소규모다. 30년 전에 견줘 1/4 정도로 줄었다. 이 규모마저도 올해 1학기부터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둔 안양 서여중과 통합한 결과다.

두 학교가 통합된 뒤 교육청으로부터 8억원을 지원받아 노후한 학교 시설을 고쳤고, 학생 숫자가 늘고 남녀 공학이 되면서 교정엔 좀더 생기가 돌았다. 교사들의 근무 환경도 변했다. 교사가 4명 늘면서 수업 외 업무가 적어졌고 지난해 5명이던 순회교사는 새학기부터 3명으로 줄면서 교사들의 다른 학교 출장 수업 부담도 줄었다. 학부모인 이현미 전 서여중 학교운영위원장은 “통합 전에는 선생님들이 다른 학교 순회교사로 나가셔서 아이들이 뭘 물어보기도 어려운 때가 있었다. 두 학교가 통합되고 나서는 그런 걱정도 줄고 교과 과정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올해 2월 6개 학급이 졸업했지만, 1학년 신입생은 4학급에 그쳤다. 내년에는 신입생이 더 줄어들까 노심초사다. 장소연 전 신안중 학교운영위원장은 “안양·과천에서만 매년 학생 1천명이 줄어든다고 한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학교가 또 통합되거나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안중은 올해 하반기에 인근의 양지·서·신안 등 초등학교 3곳을 상대로 학생 유치에 나서는 것도 고민 중이다.

지난 10년 사이 경기도에서 초등학생은 25%(24만여명)가, 중학생은 12%(5만4천여명)가 줄었다.(표 참조) 저출산에 따른 학생 인구 감소 때문이다. 신안중처럼 도심의 낙후 지역이나 농촌 지역의 학교들이 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도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는 학생 인구가 급격히 느는데도 제때 학교가 신설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갑작스런 신도시, 신시가 건설로 인해 경기도 안에서의 학교와 학생의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는 것이다.

한국교원대 장수명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경기 교육의 과제와 방안’ 보고서에서 도내 31개 시·군의 학령인구 변화 추이를 분석한 뒤 “용인, 파주, 김포, 오산, 화성, 남양주를 장래에 학교 수가 증가할 곳으로, 고양, 부천, 성남, 수원, 양평, 이천을 장래에 학교 수가 감소할 곳”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도 내 소규모 학교의 통합과 폐지, 신설 등에 따른 학교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개발 상황과 학령인구 추세에 대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정책기획관실 김성천 장학사는 “교육부가 학교 신설 조건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실적을 요구하는 등 일률적 총량제를 적용해서는 경기도의 다양한 학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지역별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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