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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세계 책의 날, 문학감성밴드 '서율'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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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지난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곳곳에서 기념행사가 열렸다. 정부부처와 지자체, 도서관 뿐 아니라 동네서점과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참여하면서 가까운 주변에서도 쉽게 양질의 책 관련 행사를 접할 수 있는 날이었다.

특히, 청계광장 특설무대에서는 22일부터 양일간 열린 문체부 주관 기념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책과 함께 꽃을 건네고 작가 강연회와 낭독극, 북콘서트 등 풍성한 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중에서도 특히 밴드 ‘서율’의 북콘서트 무대가 눈길을 끌었다. 서율은 책의 노래(書律)라는 이름처럼 우리 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는 밴드다.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정호승 시인의 ‘봄길’, 문태준 시인의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오은 시인의 ‘오늘 치 기분’ 등 원로부터 청년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인들의 시가 이들의 노래 속에 등장한다.

시인들마다 시적 대상과 언어가 제각각 다르듯, 서율의 노래에도 시의 개성과 분위기가 살아있다. 시의 특징을 어쿠스틱과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시를 읽히기 위해 만든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곡이 아니라, 시 속에 담긴 정서를 음악적으로 재해석한 점이 눈에 띈다.

시를 노래하기 때문에 예술성이 강하고 진지한 공연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인상적인 후렴(Hook) 등은 마치 대중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객석에서도 어느덧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율의 현상필 대표는 “원래부터 시와 노래는 하나였다. 시 속에 담긴 음악성을 찾아내고 확장하여 서율 만의 감성을 더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듯 우리 시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서율의 무대라는 것이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 환한 달이 떠오르고 /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을 재즈 풍으로 노래한 뒤, 진행을 맡은 현 대표는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 평범한 사물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시에요. 시적 감성으로 바라보면 우리 주변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이렇게나 많았는지 새삼 발견하게 될 겁니다”라고 해설을 덧붙였다.

시 노래와 함께 이어지는 해설은 현학적 주제보다는 우리가 실제 일상에서는 맞닥뜨리는 사랑과 연애, 꿈 등 다양한 상황과 연결한다. 때문에 한 편의 시가 어떻게 우리의 삶과 연관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날 관객들의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일부 관객은 대기실로 찾아가 공연 때 소개한 시인과 시집 등을 물어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편, 최근 서율은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와 문학을 결합시킨 인문학콘서트를 진행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서율 인문학콘서트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휴먼라이브러리 형식의 작가 강연, 연극으로 만나는 시와 소설, 시 퍼포먼스(무용)를 비롯해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낭독회 등을 통해 한국 문학의 우수성, 우리 시를 아름다움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인문학콘서트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복권위원회가 후원하는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 ‘2017 신나는 예술여행’의 문학순회 분야에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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