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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아마존이 온다" 호주 유통업체들 '전쟁'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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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창고부지 물색" 발표…아시아 지역 4번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전자상거래의 거인인 아마존이 호주 진출을 공식화하자 호주 유통업계가 바짝 긴장하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일(호주시간) 상품을 저장하고 배송할 대규모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호주 진출을 공식 발표,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내용을 확인했다.

연합뉴스

독일 내 아마존 물류센터의 모습[EPA=연합뉴스]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호주에 수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추가로 수백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호주의 소규모 사업자들이 자사 마켓플레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물건을 팔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으로서는 전 세계적으로는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인도를 포함해 4번째로 사업을 하게 된다.

아마존의 호주 진출이 예견됐음에도 발표 직후 주식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가전과 가구, 침구류를 파는 유통업체 하비 노먼과 백화점 체인인 마이어는 3% 떨어졌으며, 가전 전문유통업체 JB 하이파이(JB Hi-Fi)도 1% 이상 내렸다.

성장이 제한적인 시장을 놓고 다투는 호주 유통업계는 자칫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비 노먼의 창업자인 제리 하비는 24일 호주 미디어그룹 뉴스코프에 "아마존은 미국과 세계 다른 곳에서 유통업체들을 무너뜨렸고 파산으로 몰아넣었다"며 경계심을 내보였다.

그는 또 "알렉산더 대왕이나 훈족의 영웅 아틸라왕처럼 그들은 자기 앞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자기 뜻대로 하기를 원한다"며 "기존에 통용되던 모든 비즈니스 규정을 무시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훈족은 4~5세기 유럽을 휩쓸며 서양인들을 공포에 떨게 한 중앙아시아의 투르크계 기마민족이다.

호주는 세계 12번째의 주요 경제국으로 인구의 80%가 도시에 살고, 인구의 90% 이상은 가정에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소비의 약 7%는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사업 개시 5년 후쯤 미화 약 30억 달러(3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시장이 2천250억 달러(225조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은 1%를 약간 넘는다.

하지만 호주 유통업체들은 아마존의 진입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겠다며 이런 전망이 옳지 않았음을 입증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보였다.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의 로저 코벳은 "호주는 이미 경쟁이 매우 치열한 시장"이라며 저임과 초고속 배송을 호주에 그대로 옮겨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업체 상당수가 아마존의 입점을 반기지도 하지만, 일부 온라인 업체는 아마존에 결국 잠식될 것이라며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지 말도록 촉구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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