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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사우디, 파일럿 출신 29세 왕자 주미대사로 임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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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 봉급 원상회복·공무원 상여금 부활

연합뉴스

신임 주미 사우디 대사 칼리드 빈살만 왕자[SPA통신]



(서울·테헤란=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강훈상 특파원 =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22일(현지시간) 내린 칙령을 통해 칼리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자를 주미 대사로 임명했다.

신임 칼리드 대사는 살만 국왕의 친아들로, 사우디 킹파이잘 공군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국내외 안보 과정을 수료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콜럼버스 공군기지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았고 F-15 전투기 비행시간이 1천 시간에 달하는 군인 출신이다. 사우디 왕립공군 92편대에 소속돼 2014년 이슬람국가(IS) 격퇴전과 예멘 내전 공습에 참가했다.

군복무 이후 국방부에서 일했으며, 지난해 말 미국으로 가 주미 사우디 대사 자문역으로 재직했다.

칼리드 대사의 나이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1988년생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의 '실세 왕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제2왕위계승자 겸 국방장관(1985년생)의 동생이다.

압둘라 빈파이잘 전임 주미 대사는 1년6개월만에 교체됐다. 1945년 이후 지금까지 주미 사우디 대사 9명 중 가장 임기가 짧았던 이는 투르키 알파이잘(2005년 7월∼2006년 12월) 왕자였다.

사우디에 가장 중요한 우방인 미국 대사를 교체한 배경엔 버락 오바마 전 정부 시절 임명된 대사를 젊은 국왕의 아들로 바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외교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밖에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을 살만 국왕의 아들인 압둘아지즈 빈살만 왕자로 교체했다.

아울러 위축된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각료의 봉급을 원상회복하고, 공공부문 공무원에 대한 상여금을 부활하기로 했다.

사우디 정부는 재정 안정을 위해 지출을 줄이면서도 각종 정부 지원에 익숙해진 대중의 지지를 잃지 않는 균형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우디는 지난해 연료·전기·수도료 보조금을 삭감한 데 이어 9월에는 각료 20여 명의 급료를 20% 삭감하고, 공무원 수십만 명의 상여금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국제 유가는 최근 사우디가 다른 주요 산유국들과 감산에 합의하면서 안정을 찾았지만, 2014년 중반 이후 절반 가량 하락했다. 사우디 정부는 세입 급감에 따른 내핍 정책으로 각종 정부 지원과 수당 등을 취소하거나 개정 또는 동결해야 했다.

그러나 근로자의 3분의 2가 공공 부문 종사자인 사우디에서 공무원 상여금 삭감 조치는 광범위한 불만을 야기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 복지 혜택에 오랫동안 익숙해진 중산층은 경제적 고충을 드러내 불평하지는 않지만, 상당수 중산층이 사적으로는 수당 삭감 조치를 비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 국왕은 공무원 상여금 부활 이유로 재정적자 감축과 세입 증가를 들었다.

일부 분석가들은 에너지 요금 인상 등 최근의 내핍 정책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bar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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