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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베트남 '오토바이 포화'에 골머리…교통체증·환경오염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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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하노이 등 주요 도시, 오토바이 수요·운행 억제 추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오토바이의 천국'으로 불리는 베트남의 주요 도시가 오토바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토바이가 갈수록 늘어나며 도로를 점령, 교통체증과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거의 모든 가정에 오토바이가 있을 정도로 베트남 국민에게 발과 같은 필수품이지만 오토바이 운행과 소유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베트남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오토바이 물결이 이제는 베트남의 역동성을 대변하기보다는 사회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베트남 최대 도시로 남부에 있는 호찌민에서 개인용 차량 수요 억제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 행사는 호찌민시가 심각한 교통체증 해법을 찾기 위해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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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찌민시 도로의 오토바이 물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4일 베트남넷 등 현지 매체와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 있는 오토바이는 약 4천500만 대에 이른다. 베트남 인구가 9천400만 명이고 오토바이를 소유할 수 있는 만 18세 이상이 약 6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 성인이 오토바이를 가진 셈이다.

이중 호찌민을 누비는 오토바이는 750만 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5∼6년 사이에 200만대 가까이 불어났다.

호찌민 시민 1천 명당 910명이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다. 베트남이 '오토바이의 나라'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호찌민이 이들 오토바이를 제대로 수용하려면 총 9천100만㎡ 면적의 도로가 필요하지만, 현재 30%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도로 시설이 빈약하다.

팜 쑤언 마이 호찌민기술대 교수는 "오토바이 운행을 제한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운행 금지 등 일방적인 규제는 반발을 사는 만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가 르엉 호아이 남은 "도심으로 연결되는 도로에서는 오토바이 대신 버스를 이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오토바이 홀짝제 운행, 상습 차량정체 지역 진입 때 별도 요금 징수, 비싼 주차료 부과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호찌민시는 특별소비세 인상, 환경부담금 부과, 연간 신규 등록 대수 제한 등 오토바이를 비롯한 개인용 차량의 수요와 운행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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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시내 도로의 오토바이 행렬[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트남 수도 하노이 또한 오토바이로 교통난이 갈수록 악화하자 2025년에는 오토바이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는 것을 포함한 교통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노이에 등록된 오토바이는 490만 대가량이다. 도로 1㎞당 운행하는 오토바이가 평균 700대로 자동차 70대의 10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오토바이 가격이나 주유비가 베트남인들의 주머니 사정에 맞고 대중교통이 열악한 상황에서 오토바이 운행을 규제할 경우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5년 기준 베트남의 1인당 월 평균소득은 약 450달러(51만 원)이며 오토바이 1대의 평균가격은 1천500∼2천 달러(170만∼227만 원)다. 오토바이 1대의 월평균 주유비는 20만~40만 동(1만∼2만 원)으로 4인승 승용차 150만 동(7만5천 원)보다 크게 저렴하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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