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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佛 대선 '이단아' 마크롱, 결선서 극우 르펜에 '낙승'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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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타 후보 표 흡수해 르펜에 이길 듯]

머니투데이

중도 신당인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왼쪽)과 극우성향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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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중도 신당인 앙마르슈('전진'이라는 뜻)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과 극우성향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후보가 맞붙는다. 주류 양당 출신이 아닌 이들이 결선에 진출한 건 결선투표가 도입된 제5공화국 헌법 시행 이래 처음이다. 프랑스 사상 세기의 대결에서 마크롱이 르펜에게 낙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선거 당국이 공식 발표한 1차 대선투표 결과에 따르면 개표가 96% 이뤄진 가운데 마크롱이 23.7%, 르펜이 21.8%를 득표해 각각 1, 2위로 사실상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이들은 2주 뒤인 오는 5월7일 결선투표에서 대통령 당선을 놓고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급진좌파 진영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라는 뜻)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는 득표율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1차 대선투표 결과는 전통적인 프랑스 정계에 충격을 안겼다. 수십 년간 프랑스 정계를 지배해온 주류 좌우 양당이 아닌 중도 신당 후보와 극우 후보가 1,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선출직 경험이 없는 신당 출신으로 정계 이단아로 불리는 마크롱의 승리는 경이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아버지 장마리 르펜의 뒤를 이어 극우정당 FN을 이끄는 르펜의 선전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들의 승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와 미국 대선에서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선택지를 버린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프랑스 언론인 크리스틴 오클렌트는 CNN에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프랑스와 유럽에서 정치적으로 발생한 지진"이라고 표현했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르펜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및 EU 탈퇴를 표방하며 지지자를 흡수했다. 강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장해온 그는 "우리는 어떠한 경계와 통제, 불공정한 국제 경쟁과 대규모 이민, 테러의 자유로운 이동에서 계속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혁신'을 내걸고 기성 정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3년 집권 사회당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역임하며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새로운 중도를 내세우며 좌우 정치 진영에 싫증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선 결선투표에서는 마크롱이 르펜을 수월히 이길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소프라 스테리아는 전날 마크롱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62%로 38%의 르펜에 앞섰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도 마크롱을 찍겠다는 응답자가 64%로 36%의 르펜에 앞섰다고 밝혔다.

결선 진출이 좌절된 후보의 표가 마크롱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 조사에서 피용에 투표한 유권자 중 48%, 멜랑숑을 찍은 유권자의 62%, 브누아 아몽 사회당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의 79%는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을 찍겠다고 했다. 반면 피용에 투표한 유권자의 33%, 멜랑숑을 찍은 유권자의 9%, 그리고 아몽에 투표한 유권자의 4%만이 결선투표에서 르펜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해리스 인터랙티브 조사에서도 피용에 투표한 유권자 중 47%, 멜랑숑을 찍은 유권자의 52%, 아몽에 투표한 유권자의 76%가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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