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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중도 마크롱-극우 르펜 결선에 佛 60년만의 비주류 정치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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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이 우세…유로화 강세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위 사진 >과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아래 >이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1958년 프랑스 제5공화국 출범 이후 60여년만에 처음으로 비주류 정당 후보들끼리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됐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투표의 개표가 98% 진행된 가운데 마크롱이 23.82%, 르펜이 21.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은 19.96%, 극좌파 장뤼크 멜랑숑은 19.49%를 얻었고, 중도좌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6%대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9면



헤럴드경제

이로써 오는 5월 7일 실시되는 결선투표에서 마크롱과 르펜이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날 발표된 입소스 소프라 스테리아, 해리스 인터랙티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 지지율은 마크롱이 62~64%로, 르펜(36~38%)을 크게 앞섰다. 마크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에 시장이 안도하면서 유로가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외신들은 이번 투표 결과로 프랑스 정치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프랑스 정치를 양분해온 중도우파나 중도좌파가 아니라 전례없는 중도파 후보 마크롱과 극우 포퓰리스트 르펜이 결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39세인 마크롱은 올해 처음으로 선거에 출마했다. 마크롱은 의사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정치대학 등을 졸업했다.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근무하고, 2014년 올랑드 정권에서 경제장관을 지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마크롱의 이력은 인사이더지만 정치행보는 아웃사이더였다. 마크롱은 지난해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다”라며 중도신당을 창당했다. 마크롱은 친기업, 친유럽연합(EU)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AP통신은 “마크롱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지 고작 3년밖에 안된 정치신인”이라며 “그는 내각을 기업, 시민사회 출신들로 채워 정치지형을 바꿔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마크롱은 파리 집회에서 “우리는 프랑스 정치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고 있다”며 “국가주의자들의 위협에 맞서 애국자들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마크롱은 고등학교 때 자신의 스승이었던 24살 연상 브리짓 트로뉴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르펜은 아버지 장 마리 르펜에 이어 결선투표에 진출하게 됐다. 장 마리 르펜은 2002년 결선투표에 진출했지만 18%의 득표율로 공화당의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변호사 출신인 르펜은 2011년 아버지로부터 국민전선 대표직을 물려받았다. 반(反)이민정책을 내세운 르펜은 이민자들로부터 일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젊은 유권자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북부 공업도시 에넹보몽 지역 집회에서 “프랑스 국민을 거만한 엘리트들로부터 자유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정치연구소의 브루노 코트레스 연구원은 “전임 니콜라스 사르코지(공화당), 프랑수아 올랑드(사회당) 대통령은 서로 다른 정책을 폈지만 경제 문제는 똑같았다”며 “이로인해 유권자들 사이에서 ‘르펜이 왜 안돼’라는 인식이 퍼졌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만일 르펜이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이은 전세계 투표함 혁명이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주류 정당 출신인 피용과 아몽은 이날 패배를 인정하고 모두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르펜의 당선이 “프랑스를 파산하게 하고 EU를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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