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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佛 대선]극우 '잔다르크' 르펜 공약 결선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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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프랑스 대선 선거 유세 중인 르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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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저를 찍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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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된 르펜 포스터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유럽의 또 다른 극우 포퓰리즘의 방향계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극우 성향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후보가 결선에 진출했다.

르펜 후보는 23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투표 출구조사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에 이어 21.8%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르펜 후보는 오는 5월7일 결선투표에서 마크롱 전 장관과 대결하게 된다. 대선 이틀 전에 테러가 발생하는 등 안보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객관적으로 볼 때는 그에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반(反) 난민, 반 유럽연합(EU), 반 세계주의 등 그의 극단적 정책들이 얼마나 많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르펜 후보는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지난 1986년 아버지이자 전 대표였던 장 마리 르펜이 창립한 FN에 가입했다.

이후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004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2011년 1월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다음해인 2012년 치러진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시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와 공화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 이어 17.9%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해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달랐다.

민족주의자인 아버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민주적이고 공화주의적 성향을 갖추려고 했던 그는 지난 2015년 8월 아버지를 비롯해 인종주의 발언을 한 당원들을 퇴출하면서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르펜 후보는 극우정당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동성애, 낙태, 사형제도에 대해 기존의 극우파들보다 유연한 입장을 취하려 하고 있다.

나름대로 지지층을 넓히려는 전략인 것이다.

그가 이번 대선에 내놓은 선거 공약은 프랑스의 국익과 유로존 탈퇴를 최우선으로 놓고 안보와 이민에 대한 당의 전통적 공약 외에도 법치문제와 사회, 경제적 문제 해결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유로화, 자유무역, 세계화 등을 우려한 프랑스 경제학자 모리스 알레를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번 대선에 경제문제에 있어서 자유무역과 경제적 자급자족 모두 반대하면서 보호주의를 지지하는 중간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조세정책에 있어서 그는 현재의 법인세를 "통탄스러운 불의"라고 비난하면서 주요 기업이 법인세를 8%만 내고 소상공인, 자영업자 모두 소득세 33.33%를 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르펜 후보는 지난 2011년 10월 프랑스 AAA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연간 300억 유로(약 36조원)를 절감하는 7가지 방안 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조치의 가장 큰 부분은 복지 수당 사기 방지, 탈세 허점 방지, 불필요한 지역 지출 중단, 프랑스의 유럽연합(EU) 부담금 지급 중단이었다.

이 방안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초국가주의, 유로존, EU의 테크노크라시(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 및 사회 체제), EU의 연방주의에 반대한다. 르펜은 프랑스가 EU 예산으로 연간 70억 유로의 부담금을 내고 있다며 이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유럽에는 간접세가 존재한다며 유럽 의회와 유럽 집행위원회가 정하는 직접적 세금 징수에 반대하고 있다. 르펜 후보는 EU의 리스본 조약을 '유럽 국가들의 독립과 정체성의 무덤을 파는 조약'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민 문제에 있어서는 르펜은 불법 이민자의 정규화를 가능하게 하는 법의 폐지를 지지하면서 "이는 프랑스의 이익, 그 권위에 대한 존중과 가장 기본적인 정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파리 심장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경찰을 겨냥한 테러가 벌어지면서 그의 당선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다.

르펜 후보는 총격전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경찰이 또다시 표적이 됐다"며 순직한 경찰관들의 희생 정신에 애도를 표했다. 특히 르펜이 최근 안보 의제를 집중 부각하던 시점에서 테러가 발생해 그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르펜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프랑스 최초 여성 대통령,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장 마리 르펜 전 대표의 3녀 중 막내딸로 태어난 그는 1995년, 2002년 두 차례 결혼했으며 현재 이혼하고 자녀 3명을 키우고 있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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