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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AI 접목 투자 전문가 역할까지… MTS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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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주식거래 대세로 자리매김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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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주식 거래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투자자 10명 중 4명은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한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MTS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주식투자 도구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투자 전문가의 역할로 업그레이드된 MTS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주식투자자 10명 중 4명은 MTS 활용

올해는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MTS 이용자가 40%를 넘는 첫 해가 될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MTS 이용자 비중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9.1%와 39.5%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 무선증권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된 MTS는 당시 작은 화면과 느린 속도, 별도의 이용요금 등으로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다 2011년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의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맞춰 증권사들도 본격적인 MTS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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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코스피 거래량의 2.4%가 MTS 거래였고 코스닥은 2.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1년 각각 8.5%와 9.7%로 늘었고 2012년(코스피 15%, 코스닥 16.1%), 2013년(〃 19.3%, 〃 20.3%), 2014년(〃 21.5%, 〃 24.3%), 2015년(〃 27.3%, 〃 30.1%), 2016년(〃 39.3%, 〃 39.5%) 등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비대면 계좌개설이 시작되면서 증권사들은 MTS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과거 전통 주문매체인 영업점 단말기나 유선단말기(ARS)를 통한 거래는 10% 안팎으로 줄었다. 2010년까지 95% 안팎의 점유율을 보였던 컴퓨터를 이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MTS 성장과 반비례해 지난해 이용자 비중 60%로 사용자가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3년 안에 MTS가 HTS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HTS는 여러 대의 모니터를 보거나 전문적인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 수요 때문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탑재한 똑똑한 MTS 등장

MTS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그 기능도 눈부신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AI를 활용한 투자정보 제공이나 고객응대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채팅형 상담 서비스 ‘벤자민’을 MTS에서 출시했다. 투자자들이 질문을 하면 인공지능인 벤자민이 답변을 하는 방식이다. 수년간 축적된 투자자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1만건의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신입사원 수준의 답변 실력으로 계좌 관리와 공모주 청약 등 업무 대화까지 가능하다.

유안타증권은 인공지능이 탑재된 MTS를 통해 매수와 매도 시점을 자동으로 알려준다. 상승추세와 하락추세를 ‘햇빛’과 ‘안개’로 표시, 주식시장을 기상예측화한 시도가 신선하다. 증권사들이 기업 눈치를 보는 바람에 매도 보고서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데서 착안한 인공지능 서비스다. 주식의 수급, 기업가치와 실적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측정된 값을 통해 사고 팔 주식을 추천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KT와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KT의 가정용 음성인식 AI 기가지니를 이용한 음성인식을 바탕으로 주가와 지수 조회, 시황정보, 종목과 금융상품 추천 등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카카오증권도 시황이나 종목분석을 AI 알고리즘을 통한 로봇기자가 간단한 기사 형식으로 작성해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증권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동 추천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인데, 시뮬레이션 결과 과거 5년간 수익률이 150%를 웃돌았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MTS 고객을 붙잡기 위해 AI 기술까지 접목해 일반적인 증권 투자뿐 아니라 고위험 파생상품인 선물·옵션, 개인형 퇴직연금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전산장애 등 보안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

MTS 거래의 최대 약점은 보안이다. 스마트폰 분실 우려부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실수나 오류 가능성이 아무래도 HTS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올해 초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미래에셋대우는 MTS와 HTS에서 접속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에게 사과하고 지점의 비상주문 체계를 가동했다. 2015년에는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에서 전산장애로 HTS가 4시간가량 중단된 적도 있다. 그해 4월에는 KB투자증권(현 KB증권)에서 MTS와 HTS의 조회 서비스가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에 접수된 금융투자 관련 주문매체별 민원·분쟁 현황을 보면 MTS 관련은 2014년 1%에서 2015년 2.6%, 2016년 3.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HTS 관련 민원·분쟁은 같은 기간 5.6%에서 18.1%까지 늘었다.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전산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이 증권사 정보통신(IT) 부문과 관련해 현장검사를 나간 횟수가 최근 5년간 22회에 그쳤다. 연간 4회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일부 대형증권사는 5년간 단 한 차례의 IT검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장애는 증권사 민원분쟁 가운데 간접투자 상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금융당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은 IT검사 대상이 은행권을 포함하면 1000여곳에 이르러 현실적으로 모두 검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영로 거래소 시감감시위원회 분쟁조정팀장은 “온라인 매체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할 경우 매매체결 가능성, 매매의사 유무, 입증자료의 정도 등이 손해배상의 판단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관련 증거를 확보해야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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