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에 취한 지나친 낙관론 위기 키울 수도
IMF "하락 위험 있어, 아직 승리 선언할 때 아냐"
'채권왕' 그로스 "높은 성장률은 오래된 추억"
어거스틴 카스텐스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의장은 22일(현지시간) IMFC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경제는 여전히 하락 위험이 있다. 아직은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때가 아니다”며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퍼지고 있는 낙관론을 경계했다. 토비아스 아드리안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도 21일(현지시간) “정책을 제대로 펼지 못하면 글로벌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낙관론은 뒤집어 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근본적으로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재정 악화와 보호주의 확산에 따른 성장률 둔화, 신흥시장에서의 자본 유출 등을 위험 요소로 꼽고 있다. IMF는 지나친 낙관주의가 문제의 도화선에 불을 붙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로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고용과 소득을 늘려 성장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고용은 이미 완전고용에 가깝고,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어 눈에 띄는 성장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면 증시 등 금융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19일 경기동향보고서(베이지북)에서 “숙련 노동자에 대한 인력 수요는 높지만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임금 인상폭 또한 지지부진해 제조·운송·건설 등 분야의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도 국제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경기 회복이 본격화할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또 트럼프의 시리아·아프가니스탄 공습과 대북 압박 등으로 세계 경제에 외교·안보 리스크도 커졌다. 국제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BBB’로 내리는 등 남유럽 위기가 재발할 것이란 불안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가 낮은 지지율 속에 애초 약속했던 감세와 규제 철폐 등의 공약을 이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불안감을 더한다. 최근 블룸버그 조사에서 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그만큼 앞으로 경기를 안 좋게 보는 시각이 늘었다는 뜻이다.
‘채권왕’ 빌 그로스는 14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채권 가격은 너무 많은 희망을 반영하고 있다. 높은 성장률과 생산성은 이미 지나간 시대의 오래된 추억에 불과하다”며 최근의 금융시장을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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