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23일 열리는 프랑스 대선의 결과가 유럽연합(EU)체제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이번 대선 당선자는 EU체제의 불확실성 완화와 더불어 구조개혁, 성장동력의 확충 등 프랑스가 직면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프랑스 경제의 3대 과제와 시사점'에서 "최근 프랑스에서 EU체제에 대한 EU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현재 주요 후보들의 입장이 상반돼 대선 결과에 따르 프랑스와 EU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반EU·반이민 성향의 극우파 르펜 후보와 EU통합과 개혁성향의 중도우파 마크롱 후보가 막판까지 경합하고 있다. 여기에 극좌파 멜량숑 후보의 지지도가 상승하면서 대선 결과에 대한 예측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는 EU의 창립멤버이자 독일과 함께 EU를 이끌어 가는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실업 등의 프랑스의 경제문제가 EU체제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EU 지원이 동유럽 등에 집중되면서 편익이 크지 않다는 비판이 증가했다. 이에 EU 탈퇴 국민투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넘어섰다.
한은은 "높은 실업률과 연쇄적인 테러 등으로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EU탈퇴를 주장하는 극우당의 인기가 크게 상승했다"며 "이번 대선에서 EU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EU의 구심점 역할을 지속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대선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사안이기도 하다. 프랑스 경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동시에 경기회복이 더뎌지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고용 창출(53%), 경제활력 제고(51%) 등 경제적 이슈를 이번 대선의 주요 아젠다로 인식하고 있다.
한은은 프랑스의 3대 과제로 구조 개혁, 성장동력 확충, EU체제 불확실성 환화를 꼽았다. 현재 프랑스는 10%대의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1년 이상의 장기실업자가 250만명 수준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동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경쟁력 회복이 어렵고 정부부채를 축소하지 않을 경우 대외신인도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성장잠쟁력이 크게 하락해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기존산업의 혁신과 함께 새로운 신산업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단, 이 역시 노동분야의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한은은 "프랑스·EU와의 교역 투자비중을 고려했을때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EU탈퇴)의 영향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전망이나, EU체제 약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우리경제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우려된다"며 "비슷한 시기에 대선을 실시하는 우리나라도 향후 프랑스 새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대응 과정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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