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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주인만 나가면 사고치는 반려견, 원인은 분리불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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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스쿨] 심각한 분리불안증 겪던 유기견 쫑구의 새 삶 찾기①

뉴스1

심각한 분리불안증을 앓던 쫑구. ©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수컷 믹스견 '쫑구'는 5년 전 길거리에서 구조됐다. 유기견 대부분이 그렇지만, 쫑구는 몇 대에 걸쳐 종이 섞인 잡종견이었다.

안타깝게도 작고 예쁘게 생긴 순종견은 쉽게 가족들을 만나지만 잡종견의 상황은 다르다. 오랜 기간 입양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쫑구는 운이 좋게도 구조 직후 입양처를 찾았다. 하지만 쫑구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쫑구를 입양한 보호자는 쫑구가 심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얼마 지나지 않아 파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쫑구는 또 다시 쉽게 입양처를 찾았다. 작고 귀여운 외모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쫑구는 이내 또 파양됐다. 그 후로도 쫑구는 몇 번이나 아픔을 겪어야 했다. 모두 쫑구의 분리불안증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양자들이 털어놓은 쫑구의 분리불안 증세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입양자들에 따르면 쫑구는 보호자가 사라지고 나면 방 곳곳에 대소변을 봤다. 집안에 물건들을 파손해 놓기도 했다.

쫑구의 문제행동은 파양이 거듭될수록 심해졌다. 시간이 흘러 쫑구는 보호자가 눈앞에서 사라지기만 해도 심하게 짖어대는 문제행동까지 보였다.

쫑구를 구조한 단체는 결국 쫑구의 입양을 보류했다. 다른 곳에 입양을 가도 다시 파양될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뉴스1

쫑구는 보호자가 나가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곤 했다. © News1


분리불안증이란 본능에 기인한 것이다. 보호자를 신뢰하지 못하는 반려견이 보호자와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분리불안 증상들을 보인다.

보호자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은 '나를 놔두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반려견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배변 실수, 기물 파손, 짖음 등의 문제행동을 보인다.

이런 문제들을 일으키는 반려견을 마주한 보호자들은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보호자들은 분리불안증을 앓고 있는 반려견들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을 하곤 하는데, 바로 감정적으로 야단을 치는 일이다.

집에 돌아온 보호자에게 야단을 맞은 반려견은 자신감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반려견은 더욱 불안한 심리 상태에 빠지게 되고, 증상들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게 된다.

쫑구의 경우 환경과 보호자가 계속 바뀌면서 분리불안증이 심해졌을 것이다. 처음엔 약한 정도의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겠지만, 쫑구는 보호자가 바뀌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또 다시 보호자가 사라지 것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짖었을 것이다. 보호자에게 '돌아오라'는 표현 말이다.

하지만 절규에 가까운 쫑구의 짖음은 보호자에겐 이해하지 못할 문제행동일 뿐이었다. 쫑구의 짖음을 무시했을 것이다. 이에 쫑구는 '내가 작게 짖어서 주인이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라고 생각해 더욱 크게 짖은 것이다. 안타깝게도 쫑구의 더 큰 요구는 여러 번의 파양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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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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