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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청약경쟁률 0.1대 1"…대형건설사 분양단지 잇단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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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으로 신중해진 수요자들

대형건설사 단지라도 입지 따라 청약 미달 속출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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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의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형 건설사 분양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시공순위 10위권 내 건설사 단지라도 입지가 비선호 지역이거나 가격 경쟁력이 약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규제와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 잇딴 악재로 수요자들이 선별적 청약에 나서면서 브랜드가 흥행을 담보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설명이다.

2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분양정보에 따르면 10대 건설사가 올해 분양한 20개 단지(21일 기준) 중 절반인 10곳이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접수가 채워지지 않아 미달된 채 마감했다.

대림산업이 지난달 인천시 중구 중산동에 분양한 'e편한세상영종하늘도시2차'는 1515가구 모집에 174명이 접수해 1순위 청약 경쟁률이 0.1대 1에 그쳤다. 2순위 청약도 341명에 불과해 전체 공급가구의 66%인 1000가구가 미달됐다.

대림산업이 이달 경기 양주시에 선보인 'e편한세상양주3차'도 1553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 362건에 그쳐 0.2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까스로 2순위에서 청약을 채웠지만 29가구가 미달된 채 접수를 마쳤다.

GS건설이 3월 경기 오산시 부산동에 공급한 '오산시티자이2차'는 1088가구를 모집했지만 80%인 871가구가 순위 내 청약에 미달됐다. 1순위 경쟁률은 0.1대 1이었다. 같은 달 충북 청주시에서 분양한 '흥덕파크자이'는 총 공급가구(635가구) 중 무려 90%인 569가구가 미달된 채 마감했다.

대우건설이 3월 경기 평택시 용이동에 내놓은 '평택비전 레이크푸르지오'와 현대산업개발이 1월 경기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동탄2신도시A99·A100블록아이파크'의 1순위 청약경쟁률도 0.4~0.5대 1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 미달이 발생한 인천 영종도와 경기도 오산, 고덕신도시를 제외한 평택 등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꼽힐 만큼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면서 "각종 규제로 분위기도 위축된 만큼 대형 건설사라도 미분양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월 이후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두자릿수로 오르는 등 훈풍이 부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청약통장은 서울과 부산, 평택 고덕신도시 등 입지가 우수한 일부 단지에만 집중되고 있다. 그 밖의 수도권, 지방 단지들은 대형 건설사라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온도차가 크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집단대출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대선후보들의 부동산 규제 공약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수요자들이 미래가치가 높은 단지에 선별적 청약을 하고 있다"며 "청약시장의 쏠림현상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봄 성수기에 접어들어 전체 청약률은 오르고 있지만 양극화가 심화된 만큼 분양시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청약 미달 지표와 미분양 지표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은 전년 대비 10.8%, 전월 대비 3.0% 증가한 6만1063가구를 기록했다. 미분양은 작년 10월 5만7709가구에서 11월 5만7582가구, 12월 5만6413가구로 계속 줄다가 올해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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