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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월드 톡톡] 난민 루트 리비아에 현대판 노예시장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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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行 속여 끌고가 강제 노역

서(西)아프리카 세네갈의 청년 무사는 수개월 전 리비아행(行) 트럭 뒤 칸에 몸을 실었다. 리비아 연안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에 가기 위해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그는 "유럽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브로커에게 전 재산 2000달러를 냈다. 같이 트럭에 탄 10여 명도 무사처럼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난민이었다.

하지만 캄캄한 밤 트럭이 이들을 내려 준 곳은 지중해 연안이 아니었다. 리비아 중부 사막 마을의 인적 드문 공터였다. 갑자기 무장단체 대원들이 나타나 무사 일행을 끌고 가 빈 건물에 가뒀다. 며칠 뒤 무사는 400달러에 팔렸다. 그는 인근 마을로 끌려가 수개월간 아무 대가를 받지 못하고 하루 한 끼만 먹으며 건설 자재를 나르는 등 중노동에 시달렸다. 이달 초 가까스로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사연을 인권단체에 알렸다.

난민 루트의 길목인 리비아에 난민을 납치해 사고파는 '현대판 노예시장'이 성행하고 있다고 BBC 등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유엔협력 단체인 국제이주기구(IOM)는 11일 "아프리카·중동 난민들이 지중해 연안에 가기도 전에 리비아 사막에서 납치돼 마을 주차장 등지에서 물건처럼 거래되고 있다"며 "일부 마을은 광장에서 공개적으로 '노예시장'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개월간 난민 약 1500명이 노예시장 등에서 구출돼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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