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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톡톡 튀는 아이디어 지원합니다”…토종 스타트업에 공들이는 글로벌 제약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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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바이엘, 사노피 잇단 오픈 이노베이션 행보

20대 초중반의 대학생 3명이 머리를 맞대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었다. 현장에서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만나 봉사 활동을 한 것이 앱 개발 계기였다. 이 앱은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동·언어·인지능력과 사회성을 검사해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해준다. 이 앱을 개발한 팀의 이름은 ‘아름다운 팀’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월 자체 개최한 ‘제1회 디지털 오픈 이노베이션’ 공모전의 아이디어 부문에서 이 앱을 개발한 ‘아름다운 팀’을 대상 수상팀으로 선정했다.

11일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국내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이들과 협력해 신약 연구개발(R&D)에도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조선비즈

‘그랜츠포앱스 코리아(Grants4Apps Korea)’ 프로그램 모집 공고 포스터 / 바이엘코리아 제공



독일 제약사 바이엘의 한국법인인 바이엘코리아는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그랜츠포앱스 코리아(Grants4Apps Korea)’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바이엘의 대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중 하나인 ‘그랜츠포앱스 액셀러레이터(Grants4Apps Accelerator)’의 국내 버전이다.

그랜츠포앱스는 2013년 출시된 웹 기반 크라우드 소싱 프로그램이다. 헬스케어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프로젝트에 종사하는 개발자들과 스타트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바이엘은 2014년부터 그랜츠포앱스를 그랜츠포앱스 액셀러레이터로 확장하고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본사 차원에서 직접 지원하고 있다.

바이엘코리아는 그랜츠포앱스 코리아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와 스마트팜(smart farm) 분야에서 뛰어난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한다. 바이엘코리아와 코트라는 아이디어의 혁신성과 적합성 등을 고려해 총 국내 스타트업 3팀을 선발할 계획이다.

김영은 바이엘코리아 상무는 “최종 선정팀은 오는 5월부터 8월까지 약 12주간 바이엘코리아 본사 내에 마련된 전용 사무실을 비롯해 바이엘코리아와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집중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받게 된다”며 “이어 9월에는 ‘데모 데이(Demo Day)’를 통해 투자자 대상 홍보 및 네트워킹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한국법인인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 2월 ‘제1회 화이자 에션셜 헬스 디지털 오픈 이노베이션’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이 공모전은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한 혁신적인 건강 관리 및 의료 서비스 솔루션을 모색하고 보다 건강한 한국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9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총 128개팀이 참여했다. 화이자는 ‘아이디어’ 부문에서 3팀, 소규모 벤처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 부문에서는 1팀을 최종 수상팀으로 선정했다. 아이디어 부문에서는 아름다운 팀이, 프로젝트 부문에서는 ‘비약(Beyond 약사)’이 대상을 받았다.

비약은 약사와 약대생으로 이루어진 경영 컨설팅 업체다. 비약은 처방받은 약물 정보 제공과 함께 해당 의약품을 복용할 경우 고갈되는 영양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고갈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을 추천하는 앱을 만들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이디어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조인위락’은 처방전 QR코드 인식을 통해 복약을 관리하고 기부금을 적립하는 앱을, 우수상을 받은 ‘메디메디트란’은 외국인을 위한 일반의약품 번역서비스 플랫폼을 제안했다.

화아지는 프로젝트 부문 우승팀인 비약에게는 2000만원의 상금을, 아이디어 부분 수상자인 아름다운 팀·조인위락·메디메디트란에게는 각각 300만원, 200만원, 100만원의 상금을 제공했다.

조선비즈

제1회 화이자 에센셜 헬스 디지털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 심사위원과 수상자들이 올해 2월 17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화이자제약 제공



김선아 한국화이자제약 화이자 에센셜 헬스 사업부문 대표(부사장)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귀중한 헬스케어 솔루션들이 앞으로 건강한 한국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매년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의 한국법인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로드쇼 ‘비바 테크놀로지(VIVA TECHNOLOGY)’에 파트너로 참가할 국내 스타트업을 공모했다. 비바 테크놀로지는 전 세계 5000여개 스타트업과 투자가 등이 한데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프랑스 최대 스타트업 행사다.

사노피는 ‘원격의료에서의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올해 비바 테크놀로지 행사의 후원을 맡았다. 사노피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머신러닝(기계학습),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을 세부 주제로 제시할 예정이다.

사노피는 “이번 공모는 본사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려는 시도로 생각하면 된다”면서 “공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사노피 핵심 관계자들에게 사업을 소개하고 멘토링 및 코칭 기회 등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인효 기자(zenit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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