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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스타트업과 제휴해 카셰어링 뛰어든 현대차 IoT(사물인터넷) 접목한 ‘프로젝트 아이오닉’ 편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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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한 가지 산업, 업종만 고집하다간 미래 사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IT 기술 혁신 없이는 생존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 역시 미래 자동차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프로젝트 아이오닉(Project IONIQ)’이란 이름으로 미래차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동의 자유로움’이란 최종 목표까지 설정했다.

‘프로젝트 아이오닉’은 미래 모빌리티 진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 프로젝트.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제네바국제모터쇼에서 모빌리티 시장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내용의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발표했다. 그해 7월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에 ‘프로젝트 아이오닉 랩’까지 출범시켰다. 프로젝트 아이오닉 랩은 이순종 서울대 교수 등 연구진과 디자인, 예술 등 다양한 부문의 국내외 전문 자문단으로 구성됐다.

연구 과제는 크게 4가지. 첫째 필요할 때 쉽고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움, 둘째 일상과 차 안에서의 생활의 경계가 없는 자유로움, 셋째 이동 과정의 불편함과 사고 위험으로부터의 자유로움, 마지막으로 한정된 에너지원과 환경오염으로부터의 자유로움 구현에 힘쓰는 중이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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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현대차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혁신 기술 연구에 나섰다. 일단 지난해 8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오픈콜(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스탠퍼드대 산하 스타트업 육성기관 스타트엑스(StartX)와 함께 진행한 ‘모빌리티 앤드 비욘드오픈포럼(Mobility & Beyond Open forum)’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오픈콜 이후 온라인 판매, 전기차 전용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로부터 아이디어 공모를 받았다. 자동차 산업과 이종 산업 간 협업 사례는 많지만 스타트업들로부터 공모를 받은 건 최초 사례”라고 강조했다.

벌써부터 성과가 나타나는 중이다. 현대차는 올 1월 미국 LA 지역 카셰어링 업체인 ‘웨이브카(Waive Car)’와 전기차 무료 카셰어링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셰어링은 차량을 예약해 자신의 위치와 가까운 주차장에서 빌린 뒤 반납하는 서비스다.

웨이브카는 지난해 1월 설립된 미국 전기차 카셰어링 스타트업. 일반 카셰어링 업체와 달리 운전자는 2시간 범위 내에서 무료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무료 카셰어링이 가능한 건 광고 덕분이다. 웨이브카는 기업들로부터 광고를 받아 전기차 상단부에 위치한 전자 광고판에 송출한다. 차체도 광고로 둘러싸는 게 특징이다. 만약 차량을 오래 이용하고 싶으면 2시간 무료 이용 후 시간당 5.99달러(약 7000원)만 추가로 내면 된다. 이른바 사용료가 아닌 광고 기반 매출을 올리면서 자동차, IT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차는 웨이브카와 함께 올 상반기까지 총 150대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카셰어링용 차량을 미국 LA에 투입할 계획이다. 연말까지는 이 서비스를 미국 내 3대 도시로 확대하면서 250대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성과가 나타나는 중이다. 현대차 사내벤처 ‘튠잇(Tuneit)’이 개발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광주광역시 카셰어링 업체 차량에 적용한 게 눈길을 끈다.

현대차와 손잡은 곳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인 카셰어링 업체 ‘제이카(Jcar)’. 이 회사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 22대를 활용해 3월 말부터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들 차량에 4가지 IoT 신기술을 적용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낙낙(Knock knock) 도어락’ 서비스. 카셰어링을 예약한 고객이 스마트폰 블루투스를 켜고 차량 도어 핸들 부위를 2회 노크하면 차량 잠금이 자동으로 해제되는 서비스다.

신형 현대차 벤처기술개발팀 연구원은 “보통 카셰어링 업체도 운전자가 차량에 가까이 가면 문이 열리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예약고객을 정확히 인식하진 못해 보안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제이카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예약한 고객이 접근할 때만 문을 열어줘 보안을 강화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메모리 시스템’도 기존 차량에선 볼 수 없었던 기술이다. 쉽게 말해 운전자가 카셰어링 차량을 처음 이용할 때 저장한 시트, 사이드미러 위치를 추후 차량 이용 시에도 자동 적용하는 서비스다. 차량이 바뀌더라도 스마트폰만 갖고 있으면 운전석에 앉을 때 자동으로 위치가 설정되는 게 특징이다. 새로운 차량을 빌릴 때도 마치 내 차를 이용하듯 시트, 사이드미러를 번거롭게 조정할 필요가 없다.

터널이나 지하도로를 통과할 때 차량이 스스로 창문을 닫고, 터널을 빠져나오면 다시 창문을 여는 ‘액티브 터널 모드’도 적용됐다. 터널에 진입하기 100m 전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음성 안내를 해주고 창문을 스스로 닫아주는 방식이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질 때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세이프 도어락’ 기능도 눈길을 끈다. 굳이 스마트폰 앱으로 문을 잠그지 않아도 스스로 도어락 잠금 기능을 발휘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량을 주정차한 뒤 화장실, 편의점 등을 이용할 때 편리한 기능이다.

제이카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차량에 적용된 IoT 기술은 제이카 전용 앱과 스마트폰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과 제휴한 국내외 카셰어링 서비스를 통해 잠재고객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 얘기다.

광주광역시 카셰어링 업체 ‘제이카’에 적용된 IoT 기술은 모두 현대차 벤처기술개발팀에서 개발됐다. 전문연구원 6명으로 구성된 벤처기술개발팀은 추후 사내벤처 ‘튠잇’으로 독립할 예정이다. 벤처기술개발팀을 총괄하는 송영욱 책임연구원에게 기술 개발 배경과 향후 포부를 들어봤다.

▶인터뷰 | 송영욱 현대차 벤처기술개발팀 책임연구원(사내벤처 ‘튠잇’ 대표)

스스로 조절하는 시트·공조시스템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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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IoT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A 완성차 업체가 단순히 자동차 제조만 하는 시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봤다. 자동차 업체들도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맞춘 신기술을 제공하는 게 중요해졌다. 3년 전부터 IoT 기술 개발에 나섰는데 우버, 리프트 등 카셰어링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만큼 아이오닉 일렉트릭 카셰어링 차량에 기술을 적용했다.

Q 광주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은.

A 제이카 차량에 적용된 액티브 터널 모드의 경우 아직까지는 광주광역시 터널, 지하도로 25곳에만 적용된다. 현재 시범 단계라 고객 반응을 지켜본 후 서울, 수도권 지역 카셰어링 업체와도 제휴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Q 현재 상용화를 준비 중인 기술은.

A 가정에서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활용해 홈 IoT를 이용하듯 차량 운전자도 시트, 공조시스템 등을 하나로 묶어 스마트폰 앱으로 조절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는 운전자가 하나하나 손으로 조작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차량 스스로 제어하는 게 가능하다. 차량 시트의 열선, 통풍 정도를 실내 온도, 운전자 특성에 맞게 자동으로 조절하고 운전자가 알람이나 타이머를 설정하면 차량이 멈춰 있을 때 시트를 휴식 모드로 맞춰주는 등의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Q IoT 기술을 카셰어링 차량뿐 아니라 일반 차량에 도입할 계획은 없나.

A 아직까진 카셰어링 차량에만 서비스를 적용하지만 머지않아 현대차 신차에도 탑재할 예정이다. 물론 기존 차량 운전자들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굳이 IoT 시스템이 적용된 신차를 구입하지 않더라도 내부 시스템만 바꾸면 손쉽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1호 (2017.03.29~04.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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