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바람 탈듯…安·李 쓰라린 패배
노무현도 광주서 승리하고 대선나가 승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획득한 뒤 당원들을 향해 두 팔 벌려 환호하고 있다. 2017.3.2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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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박상휘 기자 = 더불어민주당 호남권역 경선인단은 민주당을 대표해 제19대 대통령선거 본선에 나갈 후보로 '문재인'을 선택했다.
반문(反文) 정서가 강하다는 호남에서 문 후보가 60.2%의 득표율을 올린 건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적임자가 바로 문 후보라는 것과 민주정부 10년을 이을 호남의 적통으로도 인정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경선 흥행을 일으키고 그 가운데서 문 후보의 대항마로 꼽히는 안철수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서 호남 민심이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문 정서를 가진 호남민들이 안 후보를 밀어주자 친문 진영이 결집해 문 후보에게 이른바 '맞짱'을 겨룰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와 겨룰 수 있는 후보를 호남민들이 선택한 것 아니겠냐"며 "될 사람을 밀어준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호남 경선에서는 안희정 후보의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한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반감이 여전한 호남에서 안 후보의 선한 의지 발언이 거부감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대연정 공약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소 30%에서 최대 35%의 득표율을 내다봤던 안희정 후보측 계산도 이 부분을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호남 경선이 갖는 의미는 향후가 더 중요하다. 호남은 언제나 민주당 경선의 가늠자가 돼 왔다. 역대 경선을 보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에서 초반 상승세를 타던 문 후보는 호남에서 대세론을 확정지었다. 당시 문 후보는 전북과 광주·전남 지역 경선에서 승리하며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올랐다.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기대했던 지난 2002년 경선은 더 극적이었다. 당시 '이인제 대세론'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노무현 후보의 역전은 실낱같던 희망에 가까웠지만 노무현 후보는 기적처럼 광주 국민경선에서 1568표 중 595표를 얻어 이인제 후보를 제쳤다.
노무현 후보는 이 기세를 바탕으로 본선까지 거침없이 내달렸고 대선에서도 승리를 거둬 민주정부 2기를 열였다.
따라서 민주당에서 호남경선은 언제나 최종 결과와 같았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경선도 벌써부터 같은 구도로 흘러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후보가 과반을 훌쩍 넘어 60%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문 후보측은 이미 '대세론'은 굳혀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1위 후보에게 표심이 집중되는 밴드웨건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듯 하다.
문 후보가 대세론을 굳힌다면 차후 경선도 이 구도대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역으로 생각하는 쪽도 있다. 안 후보측은 호남에서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하며 충청에서 승리한 뒤 영남권을 잘 버티면, 수도권에서 일발 역전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측은 충청에서 세를 과시한다면 대세론은 일시 정지될 것이고 중도와 보수층에서 강한 안 후보가 영남권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후보측도 마찬가지다. 3위를 하긴 했으나 2위와 큰 격차가 나지 않고 선거인단 비중의 절반이 넘는 수도권이 남아 있으니 제대로 준비하면 반전의 기회가 온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처음으로 치러진 호남경선 결과가 민주당 경선의 확실한 바로미터가 될지는 다음 순회경선 지역인 충청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sangh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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