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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기네스북 오른 부평지하상가, 사드여파에 매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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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매장 매출 90% 감소…"자구책 마련 불가능"

뉴스1

26일 낮 부평역 지하상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많이 찾아 항상 붐비던 화장품 매장이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 정부의 금한령 정책이 시행된 이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3.26 © News1 최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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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최태용 기자 = 세계에서 가장 큰 '땅 밑 세상' 부평역 지하상가도 사드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판매 비중이 높은 화장품 매장은 손님은 물론 직원도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고, 의류 매장들도 드나드는 사람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휴일인 26일 낮 부평역 지하상가는 평소처럼 많은 인파가 몰렸다. 친구, 연인과 함께 옷을 고르는 낯익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하철 역사 주변과 분수광장에도 여느 때처럼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만 하나 달라진 점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가이드를 따라 예닐곱씩 모여 다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이곳에서 산 옷과 화장품, 밥솥 등을 손에 들고 다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는데 중국 정부의 금한령 정책 실행 이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한 화장품 매장 매니저 A씨는 "지난주부터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겼다. 외국인 매출은 90%가 줄었다"며 "동남아쪽 매출이 다소 늘었지만 그걸로는 회복이 안된다"고 말했다.

A씨는 "정기적으로 거래하던 보따리상도 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사는 중국인 단골 고객도 있었는데 역시 오지 않는다"며 "최근까지 중국인 직원을 썼는데 이젠 쓰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회원을 늘리고 판촉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타격이 더 컸다.

다른 화장품 브랜드 매장 관계자 B씨는 "외국인 매출이 전체의 80~90%를 차지했다. 지금은 외국인 매출이 90% 감소했다"고 했다.

그는 "화장품 판매 쪽에서 10년 정도 일했는데 지금처럼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진 적은 없었다"며 "스스로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성의류 매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남성의류 매장 사장은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긴 뒤부터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동남아인들이 조금 늘었지만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생산된 티셔츠는 디자인과 품질이 좋고 가격도 비교적 싸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우리 매장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했다"고 했다.

휴대폰 매장은 비교적 타격이 적었다.

점포 개수가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탓도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의 강세가 시작되면서 국내 거주하는 동남아 노동자들에 대한 판매를 늘리면서 나름의 자구책을 찾은 것이다.

한 휴대전화 매장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 매출 비중이 줄어 사드 여파에 따른 타격은 없다"고 했다.

그는 "4~5년 전부터 중국 휴대폰 회사들이 성장하면서 삼성폰 인기가 시들해졌다"며 "그때부터 동남아인들에 대한 판매를 확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하상가 상인회는 사드 여파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부평역 지하상가는 경인선과 인천1호선이 교차하는 인천 부평역에 1400개가 넘는 점포가 입주해 있다.

2014년에는 3만1692㎡, 1408개 점포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빈자리를 내수만으로 채울 수 없는 거대 상권이다.

조강묵 부평역지하상가 대표는 "화장품, 의류 등 중국인 판매 비중이 높은 일부 매장들은 30%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며 "고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부평역 지하상가는 상권이 커 내수만으로는 답이 없다"며 "안산쪽 다문화 가정 유치 등 외부 고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rooster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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