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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CCTV 저장장치 등 새 증거 더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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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고 정황 파악 가능

선적 차 블랙박스 발견 땐 화물칸 침수과정 의문 풀려

약 3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에서는 참사 원인과 과정을 밝혀줄 새로운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게 세월호 선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내용이다. 세월호에는 선박용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항해기록장치(VDR)’가 없었다. 대신 세월호 내 64개 CCTV 영상 기록이 담긴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는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해군은 참사 두 달 만에 세월호 3층 안내데스크에 있던 DVR을 이미 수거했다. 복원된 DVR 하드디스크에는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8분까지 영상이 녹화돼 있었다. 당시엔 배가 기울며 DVR이 쓰러지면서 프로그램이 강제 종료되고 CCTV 녹화도 중단된 것으로 여겨졌다. 하드디스크 로그파일에 정상 종료 시 나타나는 ‘파워 오프’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열린 세월호 3차 청문회에선 DVR 작동이 멈췄다는 시각이 한참 지난 9시30분 무렵에도 모니터로 CCTV 화면을 봤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이 때문에 DVR 데이터 조작 의혹이 일기도 했다.

유족들은 세월호에 DVR 본체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은 “세월호와 쌍둥이배인 일본 오하마나호에는 기관실에 DVR이 1대 더 설치돼 있다. 만약 세월호도 같아서 그 DVR을 수거해 복원할 수 있다면 사고 당시의 정확한 정황과 CCTV 영상 고의삭제 의혹 등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CCTV 모니터 위치 등을 확인하면 당시 선내 상황을 누가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 사고 후 조치에 관한 청해진해운 직원 및 선원들 증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차량용 블랙박스 역시 세월호 침몰 과정을 정확하게 복기할 열쇠가 될 수 있다. 세월호 화물칸에 선적된 채로 수장된 다수 승용차와 화물차 등에는 차량용 블랙박스가 설치됐고 일부라도 켜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 블랙박스를 수거해 영상을 복원할 경우 세월호가 전복되며 화물칸이 침수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물이 어디에서부터 새어들어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찼는지 알아낸다면 세월호 침몰 원인을 정확히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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