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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중국, 사우디와 중동 최초 군사용 드론공장 건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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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은영 기자 =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체결한 총 650억 달러(약 73조 원) 규모의 거래들 가운데 중동 지역에 중국의 무인항공기 공장을 최초로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살만 사우디 국왕의 방중에 동행했던 사우디 왕립 과학기술정책자문기관인 킹압둘아지즈과학기술도시(KACST) 측은 지난 16일 정찰 및 전투 기능을 보유하고 미국의 MQ-1 프레데터와 성능이 비슷한 군사용 무인기(UAV) CH-4를 제조하는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 파트너십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서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기금 산하 사우디기술개발투자회사(TAQNIA)는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IDEX)에서 항공우주기술 전문 수출입업체 중국항천장정국제무역(ALIT)과 드론 생산 라인을 위한 의정서에 서명한 바 있다.

CASC의 드론개발 자회사에서 근무했던 저우천밍은 “사우디의 CH-4 공장은 파키스탄·미얀마에 이어 해외에 3번째로 건설되는 것으로, 관련 장비 조립도 담당해 중동 지역 고객들을 위한 애프터서비스를 향상시킬 예정”이라며 “이번 거래는 CH-4를 더 많이 원하는 사우디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SC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CH-4를 홍보하면서 테러 대응 능력을 강조해왔다. 이미 사우디를 비롯해 이집트·이라크·요르단 등이 이용하고 있는 CH-4는 먼 거리에 있는 타깃을 오차범위 1.5m 이내로 적중할 수 있는 AR-1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라크 국방부는 비슷한 성능을 보유한 미국의 MQ-1 프레데터 대신 보다 저렴한 CH-4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인 안토니 웡둥은 “아마도 CH-4 드론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2014년 구입하기 원했던 항모 타격용 탄도미사일인 DF-21D 거래가 불발된 것에 대한 대체 거래로 제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 DF-21D 거래는 지역 내 이란 핵위기와 맞물린 가운데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중국은 오랜 친구를 기쁘게 하기 위해 대체 프로젝트로서 CH-4 드론 프로젝트를 이용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가 중국으로부터 약 30년 전 구입한 중국산 DF-3 미사일도 퇴역 예정으로, 중국은 이를 교체하기 위한 무기들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CH-4는 이라크·예멘·수단·에티오피아·파키스탄 등에서 테러 대응 공격에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다”며 “이 때문에 사우디가 드론 협력 프로젝트에 이토록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나단 홀스랙 브뤼셀현대중국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낮은 국제유가는 사우디와 이라크 등 일부 석유수출국들이 보다 저렴한 중국 무기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 내 많은 강국들과 마찬가지로 사우디도 '양쪽 걸치기(hedge bet)'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군사 협력도 여전히 매우 중요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안보 협력을 적극적으로 다양화해 위협 대처를 위한 유연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홀스랙 연구원은 또 “미국은 여전히 군장비 판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 지역 개입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뒤이어 고립주의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지역 내 많은 국가들은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무기 수출국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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