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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해군 전투모, 해병대식 ‘팔각모’로 변경추진···해병대 “정체성 훼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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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 강화를 명분으로 해군 전투모를 해병대식 팔각모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병대의 상징인 팔각모를 해군으로 확대한다는 것에 대해 해병대는 반발하는 분위기다.

경향신문

팔각모를 쓴 이상훈 해병대사령관과 니콜슨 미 제3해병기동군사령관이 지난 15일 백령도 6여단에서 연합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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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관계자는 26일 “병영정책과에서 해군 전투모를 해병대, 수중폭파대(UDT), 해난구조대(SSU)와 같이 팔각모로 바꾸는 것을 군인복제령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군사작전을 함께하는 경우가 많은 해군과 해병대의 복식에 통일성을 기함으로써 장병들의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로 해병대는 해군 예하에 편성돼 있고 해병대사령관(중장)도 해군참모총장(대장)의 지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군 UDT와 SSU도 팔각모를 착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 관계자는 “해병대가 조직상 해군의 일부임에도 해군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조직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전투모를 팔각모로 통일하겠다는 것도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해병대를 포함한 해군 전체 병력은 7만여명이고, 이가운데 약 2만8천명이 해병대다. 해군 전투모를 팔각모로 바꾸기 위해서는 4만명이 넘는 병력의 전투모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해상·수중 작전 위주의 해군과는 달리 상륙작전이 주임무로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다. 복식에서도 65년전부터 착용한 팔각모와 빨간색 명찰, ‘세무워커’로 불리는 전투화 등에 개성이 반영됐다.

해병대 팔각모는 미 해병대에서 유래했다. 한국 해병대도 1952년 해군복제 규정을 제정하면서 팔각모를 해병대 모자로 채택했다.

해병대는 군가 ‘팔각모 사나이’는 해병대 상징가이기도 하다.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2008년 ‘팔각모 사나이 군가탑’을 제우기도 했다.

해병대는 예비역들을 중심으로 해군의 팔각모 착용은 오랜 세월 키워온 해병대의 전통을 희석시키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병대 예비역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통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최종 확정된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군 안팎의 여론을 폭넓게 수용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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