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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13조vs7조vs6조…‘밑빠진 대우조선’ 대체 얼마 들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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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이후 자본확충·유상증자까지 합산땐 13조원

출자전환된 주식 사실상 휴지…신규지원 6조 육박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2차 신규 지원 방안이 발표된 직후 실질적인 지원 규모를 놓고 금융위원회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위는 “신규 지원 자금은 2조 9000억원뿐”이라고 못 박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는 출자전환도 사실상의 지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3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대우조선 신규 지원 방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6조원 이상이 지원됐다고 하는데 국민들은 그럼 돈이 6조원 나갔다고 이해하지 않겠나, 신규 유동성 지원은 2조 9000억원이고 출자전환이 2조 9000억원”이라며 “출자전환을 2조 9000억원했다고 해서 그게 (새로운 자금) 2조 9000억원 지원된 게 아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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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의 지원방안 발표를 앞둔 지난 23일 오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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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규모는 기간과 출자전환 포함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우조선에 부은 혈세가 13조원을 넘어섰다는 주장은 2001년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 3조원, 2015년 10월 지원 4조 20000억, 2016년 자본확충 3조 2000억원(산업은행 출자전환 1조 8000억원ㆍ수출입은행 영구채 1조ㆍ산은 유상증자 3800억원 등), 23일 밝힌 신규 자금 투입계획 2조 9000억원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13조원에서 2016년 말 유상증자와 출자전환에 따른 자본확충을 ‘추가지원’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7조, 6조 등의 수치가 엇갈린다.

출자전환은 빌려준 돈 대신 주식을 받는다는 뜻이다.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채무가 사라지는 셈이다. 산은은 2016년 말 출자전환한 1조 8000억원 전부가 지난 2015년 10월 지원 방안에 따라 이미 대출됐기 때문이 ‘지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산은이 기록한 지난해 3조원의 당기순손실에는 대우조선에 출자전환한 돈 1조 8000억원의 대부분이 포함됐다. 1조 8000억원을 빌려줬지만, 결국 돌려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대우조선 주식을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거래재개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사실상 ‘탕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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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3일 발표된 2차 신규 지원 방안에 따르면, 출자전환 규모는 약 총 2조 9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4000억원은 산은이 출자전환하고 수은은 1조 2000억원을 영구채로 매입한다. 시중은행의 출자전환 규모는 5600억원이고 회사채ㆍ기업어음(CP)의 출자전환 규모는 7500억원이다. 금융권은 대우조선의 미래가 불확실한 만큼 이번 출자전환될 2조 9000억원을 놓고 “사실상 ‘휴지조각’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이미 지난해 출자전환한 부분을 당기순손실에 반영했다면 시중은행들 또한 산은의 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려준 돈을 떼이는 것이니 추가지원이란 뜻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이번 지원규모는 산은과 수은이 지원하는 2조9000억원을 합해 5조8000억원, 약 6조원이 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담보대출을 무담보대출로 바꾸거나, 우선 순위가 있는 채권이 후순위로 돌아가거나,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주는 것은 전부 자금지원”이라며 “금융위가 이번에 내놓은 신규 자금 규모는 출자전환을 포함한 6조원 이상으로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장필수 기자/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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