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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산은 지원에 한숨 돌린 대우조선, 내달 사채권자집회 넘고 수주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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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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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문누리 기자 =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23일 신규 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한 숨 돌렸지만 사채권자 집회·수주확보 등 남은 과제가 쌓여있다. 특히 지난해 해운 구조조정 때처럼 이번 자금 지원도 ‘모든 채권자의 채무조정 동참’이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놓은 만큼 다음달 사채권자 집회 결과에 지원 여부가 걸려있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날짜는 4월 21일(4400억원), 7월 23일(3000억원), 11월 29일(2000억원), 내년 3월 19일(3500억원), 2019년 4월 21일(600억원) 순서다.

보통 사채권자 집회는 채권 만기별로 열리는 것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채무조정 설득 기간을 짧게 집중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받는 일정도 앞당기기 위해 다음달 17∼18일 중 채권 만기별 사채권자 집회를 한꺼번에 열 계획이다. 사채권자 집회 일정은 대우조선해양이 24일 이사회를 열고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사채권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관련 조건에 동의해달라고 설득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소 200명의 직원을 꾸려 기관 및 개인 채권자 모두 직접 만나 동의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채권자의 인적사항 및 개별 연락처를 알아내는 게 쉽지 않고, 만기별 집회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채권단의 제시 요건을 수용하지 않으면 회사채의 채무조정안 자체가 부결된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던 현대상선도 사채권자 집회 한 달여 전부터 임직원 30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꾸려 설득작업에 들어갔지만 한 차례 부결됐다가 두 번째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가결됐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재조정할 회사채가 1조3050억원으로 현대상선(8042억원)보다 많다.

이에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금융을 개입시켜 기업을 살리자는 식으로 구조조정 방향을 잡았지만 (구조조정 주체가) 업황 전망 분석력과 산업 이해력이 부족하다”며 “현재로선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매뉴얼 없이 구조조정을 제대로 한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구조조정은 이제 시작인 셈”이라고 말했다.

사채권자 집회라는 고비를 넘더라도 인도·수주 등을 통한 자체적인 자금수혈도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과 계약한 원유 시추선(드릴십) 2기는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초래한 만큼 자금수혈 해결 목표 1순위다. 소난골은 기존 일정으론 지난해 6~7월 인도돼야 했지만 아직까지 거제 옥포조선소에 남아 있다. 이달로 예상된 유지·보수업체 및 용선처 선정 작업이 아직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인도 시점도 계속 미뤄질 수 있다.

올해 부진한 수주 성적도 메워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따낸 일감은 선박 4척 6억 달러 수준으로 삼성중공업(2척 15억 달러)·현대중공업(10척 10억 달러) 등 타 업체보다 부진한 편이다. 이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수주 가뭄’을 타개하기 위해 매달 해외 출장을 통해 선주들을 설득 중이다. 지난 2~3월 유럽 선주들과 만난 정 사장은 다음달 일본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중반 이후에는 조선업계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이) 그때까지 버티려면 남은 기간 수주 실적 회복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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