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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조환익 한전사장 "英원전 사업 뛰어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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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전력이 영국 원자력발전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전격적으로 내비쳤다. 조환익 한전 사장(사진)은 지난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세 번째 연임을 확정한 후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국 원전 컨소시엄 뉴젠(NuGen) 인수에서 부채, 자본 등 매각 관련 구조가 정해지면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뉴젠 지분 인수를 통해 영국 원전에 진출하면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한국형 원전(APR1400) 4기를 처음 수주한 이후 두 번째 해외 원전 사업을 전개하게 된다. 이 경우 중동에 이어 유럽권으로 원전 진출 '물꼬'를 트는 파급 효과가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뉴젠은 영국 무어사이드 지역에 총 3.8GW(기가와트) 원전 3기를 짓기 위해 일본 도시바와 프랑스 전력회사 엔지가 각각 지분 60%, 40% 비율로 합작해 만든 회사다. 현재는 원전 계획을 타진 중인 단계로 실제로 건설에 들어갈지는 2018년 결정된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에서 7조원가량 대규모 손실을 입고 2014년 1700억원에 인수했던 뉴젠 지분 전량 혹은 일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 지배지분과 반도체 부문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그동안 해외 원전 사업을 타진해온 한전은 뉴젠 지분 인수의 강력한 후보로 손꼽혔다. 한전은 영국 원전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현재 15기 원전에서 8.9GW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10기를 더해 원전 발전 용량을 18GW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조 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도시바 인수설에 대해서는 "도시바 지분 인수는 반도체 업체가 할 문제이고 한전이 할 부분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뉴젠 인수는 일본과 영국 정부 사이에 협의가 안 돼 아직 기본 구조가 결정이 안 됐다"며 "현재 양측이 물밑에서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UAE 이외 다른 지역 원전 수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올해 말까지 제안서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2~3년 내에 발주하겠다고 하니 긴 호흡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시장 확대 의지를 내비쳤다.

4차 산업혁명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부담 등으로 인해 앞으로 전기만 갖고는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전기를 팔아서 먹고사는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전력) 회사들은 엄청나게 쪼개고 분사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며 "한전도 이런 식으로 20개로 분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의 전력시장 진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조 사장은 "KT가 스마트에너지 플랫폼을 만든다고 했는데 우리도 이것을 해야 한다"며 "전국 기지국과 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스마트홈,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디지털변전소에 투자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전은 2020년까지 차세대 에너지관리 시스템 고도화, 융·복합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에 764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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