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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결혼을 지운 '청년'…혼인건수 42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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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혼인건수 1974년 이후 가장 적어…여자의 평균 초혼연령도 본격적으로 30대에 진입]

머니투데이

혼인건수 추이 /사진제공=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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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혼인건수가 42년만에 가장 적었다. 혼인건수의 감소폭은 2000년 이후 가장 컸다. 향후 2~3년 후 '출산절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혼인건수는 시차를 두고 출산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비혼(非婚)과 함께 만혼(晩婚) 현상도 두드러졌다.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본격적으로 30대에 진입했다. 비혼과 만혼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인구 대비 혼인건수는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속도내는 '비혼' 현상=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8만1600건으로 전년(30만2800건) 대비 7% 감소했다.

급감한 혼인건수는 여러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1974년(25만9604건) 이후 최저다. 연간 혼인건수가 20만명대로 내려간 건 1976년(28만5910건) 이후 40년만에 처음이다. 혼인건수는 1996년 43만4911건까지 치솟은 이후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혼인건수의 전년대비 감소폭은 2000년(7.9%) 이후 최대다. 연간 혼인건수는 5년 연속 감소했다.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혼인건수는 감소해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5.5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일반혼인율(15세 이상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은 남자와 여자 각각 12.8건, 12.7건으로 집계됐다. 초혼 부부 중 남자 연상 부부는 67.7%다. 여자 연상 부부와 동갑 부부의 비율은 각각 16.3%, 15.9%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 역시 전년대비 3.2% 감소한 2만600건이다. 특히 외국인 남자와 혼인은 전년대비 12.6% 줄었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6.3%), 중국(28.3%), 필리핀(5.8%) 순이었다. 외국인 남편의 국적은 중국(25.4%), 미국(23.9%), 베트남(9.8%) 순이었다.

◇뚜렷해진 '만혼' 현상 = 정부가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는 만혼 현상은 초혼연령의 상승과 함께 뚜렷해졌다.

지난해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32.8세로 전년대비 0.2세 증가했다.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2003년(30.1세) 처음으로 30세를 넘은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여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30.1세로 집계됐다. 여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2015년에 처음 30세를 넘겼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남자의 여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20대였지만, 이제 30대로 공고화되는 모습이다. 1990년에는 남자의 여자의 평균 초혼연령이 각각 27.8세, 24.8세였다. 통계청의 '청년' 기준이 29세 이하라는 점에서 청년들은 더이상 결혼적령기로 분류되지 않게 됐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인구 자체가 전년대비 2% 정도 감소했고, 실업률과 전월세 가격 등 혼인과 관련된 경제적인 여건도 좋지 않다"며 "혼인에 대한 인식변화까지 겹쳐 혼인건수가 감소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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