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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금호타이어 채권단, 박삼구 컨소시엄안 부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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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연기 끝에 22일 서면 부의…'통과 쉽지 않다' 기류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안을 한차례 연기 끝에 22일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 서면 부의했다. 당초 산업은행은 지난 20일 서면 부의하기로 했으나 추가 법률 검토 등을 이유로 부의 일정을 미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률 검토와 이견 조율에 시간이 필요했고 금호 쪽의 얘기도 들었다"고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컨소시엄을 불허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점검하고서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의사결정 구조를 보면 산업은행이 반대만 하면 컨소시엄 허용안은 부결되기 때문이다.

지분 기준으로 75%가 찬성해야 박 회장의 컨소시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만, 산업은행은 지분이 32.2%로 확실한 '비토'권을 가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우선매수청구권은 박삼구 회장 개인 자격으로 보유한 것이라며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금호타이어 입찰 과정에서 그런 내용을 알렸고 채권단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의 더블스타도 그렇게 알고 입찰에 참여했다.

산업은행이 뒤늦게 입장을 바꾸면 더블스타 측에서 이를 문제 삼아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결국 산업은행은 여전히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으나 절차적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차원에서 이날 채권단에 공식으로 안건을 상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 측은 안건 부의를 하지 않고 SPA를 체결한 것은 문제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서면 부의 일정을 20일에서 뒤로 미룬 것은 정치권의 반대 여론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채권단 실무진이 17일에 모여 컨소시엄 구성안을 정식 안건으로 올리기로 한 후 주말 사이 야당의 대선주자들이 금호타이어를 중국업체에 넘기는 것에 연이어 반대 목소리를 냈다.

20일 당일 정식으로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한 차례 더 이런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내부적인 검토 과정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허용 안 된다는 전제하에 더블스타가 입찰에 들어왔는데 이제 와서 컨소시엄을 허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허용은 원래부터 쉽지 않았다"며 "더블스타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부의 안건에 대한 회신 마감을 24일로 지정했으나 마감을 넘겨 의견을 제출하는 곳도 있어 다음 주 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 측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컨소시엄 허용안을 채권단에서 협의조차 하지 않았고 SPA 계약서를 주지 않았다는 등 여러 가지 사항을 문제 삼으면서 매각 중지 소송도 하겠다고 밝혀 금호타이어 매각은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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