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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한·미 금리차 축소..외국인은 변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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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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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축소로 인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아직 역풍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원화 강세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지난주 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25%p로 좁혀졌다”며 “금리인상 계획대로라면 하반기에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지고 연말에는 역전도 예상해 볼 수 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축소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역전됐던 2005년 8월부터 이후 2년의 기간 동안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약 330억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당시에는 금리차 이외 외국인 매도를 부른 더 큰 요인이 있었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오 연구원은 “지난 2006년 외국인의 이탈은 단지 금리 역전 때문만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자극한 원인으로 당시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 경기 둔화 △미국 실질금리(기준금리-물가) 급등에 따른 기회비용 증가 △원화 가치의 고평가에 따른 원화 자산의 고평가 △한국 기업실적 부진 영향이 더컸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미국 실질 기준금리, 원화 가치, 한국 기업실적은 2006년에 비해서는 매우 양호하다”며 “발생 가능성이 낮은 역풍을 미리 우려해 몸을 움츠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진입하면 출하 증가율이 먼저 상승하고 재고 증가율이 후행해 상승한다. 그리고 경기가 본격적으로 개선되는 확장 국면에서는 출하와 재고 증가율이 모두 상승한다. 하지만 현재 미국 제조업을 보면 실질 출하증가율은 개선되고 있는 반면, 실질 재고증가율은 여전히 부진해 미국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회복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경기는 확장국면까지 진입한 후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이클 상으로 상승 기간이 상당부분 남았다”고 분석했다.

실질금리 상황도 2006년과 지금은 너무 다르다고 언급했다. 최근 실질 기준금리는 Fed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하락하고 있어 금리가 인상됐다고 해서 실물이나 위험자산 투자가 위축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만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원은 “2006년 당시 국내요인 중에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원화의 고평가였다. 원화 강세는 국내 부동산 버블로 은행의 단기 차입이 급증했고 조선 수주와 대규모 달러 선물 매도로 실제 경제 상황에 비해서 달러 유입이 컸다”며 “당시 실질실효환율이 130을 상회하며 주요 교역상대국 통화대비 고평가 정도가 매우 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실질실효환율은 114를 기록 중이다. 2006년에 비해 심하지 않지만 원화가 다른 국가 통화대비 고평가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만약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원화자산에 대한 차익실현을 염두에 두는 투자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대비 부진하지 않다면 실적전망 상향조정에 따라 저평가 매력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으로 금리차 축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오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이 너무 뜨겁기 때문에 상승 동력이 조기에 소진될 수 있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공포가 사라진 모습으로 조정이 나타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파티가 잠시 멈출 수는 있지만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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