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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카프로 경영권 놓고 효성과 분쟁 치열…24일 주총서 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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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카프로CI/첨부/


나일론 원료업체 카프로 실적 문제로 대표 해임 놓고 팽팽히 맞서

"경영 정상화 시급"에 "효성서 지분 지속 매각 등 정상화 외면"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 제조업체 카프로와 최대 주주인 효성이 경영권 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오는 24일 열릴 카프로의 주주총회에서 이를 둔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서 결과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프로는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박승언 현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박 대표는 지난 2014년 대표로 선임돼 3년 임기를 채운 상태다.

그러나 이 회사의 지분 11.6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인 효성이 박 대표의 재신임에 제동을 걸면서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효성은 지난 7일 주주들에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공시를 내고 "카프로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효성이 추천하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자 한다"며 "주총에서 현 대표의 재선임 안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효성에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측간 갈등은 실적문제에서 비롯됐다. 카프로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 밀리면서 2012년부터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은 2012년 당시 9566억원 규모에서 2015년엔 2150억원 규모로 4분의 1 토막났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사정이 나아지며 영업적자를 169억원 가량으로 축소시켰다. 증권업계는 올해 카프로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효성은 일시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효성은 "지난해 3분기부터 경영이 개선되고 있으나, 이는 중국의 동절기 석탄가 인상과 환경규제에 따른 중국 카프로락탐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한 단기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카프로 현 경영진은 "어떤 경우에도 경영 공백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인 효성이 카프로의 경영정상화를 외면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프로는 공시를 통해 "효성이 수년간 보유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각해왔고, 2015년부터는 카프로 이사진에서 효성 측 이사가 전원 사퇴했다"며 "특히 지난해 8월 이틀에 걸쳐 지분 8.25%를 매각해 카프로 주가가 15% 폭락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효성의 지분율은 2013년 25.7%에서 지난해 11.65%까지 하락했다.

카프로는 나일론의 원료인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업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총 수요의 80% 가량을 카프로가 공급했다.

효성은 이 회사의 최대 고객이기도 하다. 지난해 카프로는 매출 40.5% 비중에 이르는 1401억원 가량의 카프로락탐을 효성에 공급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표 대결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2대 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9.56%)는 효성에 의결권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져 지분 77%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결정에 승패가 엇갈릴 전망이다. 박승언 대표의 지분은 0.18%다.

대신증권은 "효성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소액주주의 의결권 대리행사를 통해 경영권 장악시 효성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위한 비용부담 없이 카프로의 경영권을 장악하면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최근 시황 급등에 따른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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