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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행운의 동전'이 몰고 온 푸른바다거북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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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행운의 동전' 915개를 삼켜 제거수술을 받은 태국의 푸른바다거북이 결국 숨졌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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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인턴기자 = 관광객들이 던진 '행운의 동전' 900여개를 삼켜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유명세를 탄 태국 촌부리의 한 공원에 살던 푸른바다거북이 결국 숨졌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5일 쭐라롱껀대 수의학부 해양동물연구소에서 915개의 동전 제거 수술을 받은 거북이 혼수상태에 빠진 뒤 죽었다.

이 거북은 25세로, 관광객들이 행운을 비는 의미로 동전을 던지는 연못에 살았다.

그러나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보호소로 옮겨졌고, 지난 5일 응급수술을 통해 5kg에 달하는 동전을 몸 속에서 꺼냈다.

동전 제거 수술 후 거북은 건강을 회복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동전에서 나온 니켈 성분 때문에 몸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됐다.

혈액 검사 결과 거북의 혈중 니켈 농도는 동물들의 일반적인 수치보다 200배 가량 높게 나왔다.

이에 연구소측은 지난 19일 추가 수술을 했지만 니켈 중독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 단백질 손실로 장이 꼬이는 문제 등이 발생하며 거북은 혼수상태에 빠진 뒤 숨을 거뒀다.

연구소의 책임자인 난타리카 찬수는 "친구이자 환자였던 거북이 21일 오전 10시10분에 숨을 거뒀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푸른바다거북은 전세계 열대, 아열대 해양에 분포하는 대형 거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보호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거북의 죽음이 연못에 동전을 던지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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