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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대선주자들 압박에 産銀 고심.. 금호타이어 컨소시엄 허용 안건 부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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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최종결정 내릴 듯 더블스타는 고용 승계 약속


파이낸셜뉴스

금호타이어 '새 주인 찾기'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KDB산업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경제논리'를 앞세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의 '컨소시엄 허용'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산은에 대선주자들이 연이은 정치적 압박을 가하면서다. 지금으로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더블스타나 박 회장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법적 분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컨소시엄 방식의 우선매수청구권 허용 여부 안건 부의를 연기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17일 주주협의회(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열고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 안건을 20일 상정해 22일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좀 더 검토할 내용이 있어 계획대로 안건 상정을 못했다"며 "정치적인 관점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의 재무건전성을 고려했을때 금호타이어 인수는 무리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산은은 기업 매각 과정을 정치적 관점으로 접근해 반대 입장을 내놓는 정치권에 답답함을 토로한다.

지난 주말부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까지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에 대한 발언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기술 유출' '일자리 위협' 등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오히려 금호아시아나가 인수했을 때 금호타이어 임직원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날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후 임직원에 대해 고용을 승계.유지하며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성장을 위해 지역인재를 더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우려되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임을 약속한 것이다. 또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독립 경영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기술만 빼먹고 버리는 '먹튀' 우려에도 적극 대응했다.

더블스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박 회장의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힘을 얻는 데 대해 선제대응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산은은 이날 주주협의회 기관에 서면으로 박 회장이 요구한 컨소시엄 구성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르면 23일께 채권기관별 의사결정을 받아 최종결정을 내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의결권 기준으로 채권단 75% 이상이 찬성하면 컨소시엄 방식 우선매수권 청구가 허용된다. 32.2%와 33.7%의 의결권을 가진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사실상 이번 안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 주주협의회 실무자 회의에서 주로 논의된 내용도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중국 기업이 제기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이었다"면서 "이미 주식 양도 계약까지 끝난 상황에서 박 회장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기관들의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이 다음달 12일까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가 된다. 앞서 박 회장은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으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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