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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IPO 회계 투명성 열풍, 쉽게 봤다간 ‘큰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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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규모 크거나 특수업종 시각문제로 단순히 여기다 상장 차질 빚는 사례 줄이어


기업공개(IPO) 시장에 회계 투명성 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준비 단계에서 회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장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기업의 회계 투명성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앞으로 공모규모가 크거나 바이오시밀러 등 특수업종의 경우 기업도 회계 문제를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전 실적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공모가를 높이는 데만 기업과 주관사가 몰두할 것이 아니라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인 투명한 회계를 위한 재무제표 작성과 업종의 특성을 이해시키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밀감리에 돌입해 상장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쟁사가 회계처리 위반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인회계사회의 감리,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심의가 내려지기까지 상당기간 상장이 연기된 임플란트업체 덴티움에 이어 올해만 IPO시장의 두 번째 회계 이슈다.

덴티움은 공급 계약금을 전액 매출로 인식한 문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행보증금의 현재가치 할인 문제가 각각 공인회계사회의 감리 원인으로 작용했다. 덴티움은 공인회계사회의 감리와 증선위에서 각각 '경고' 조치를 받으며 증시에 입성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공인회계사회의 정밀감리가 시작돼 4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매출 과대계상 문제의 경우 회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시각차일 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행보증금 100억원의 현재가치할인 문제가 불거진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도 "2015년에 인식하느냐, 2017년에 인식하느냐는 차이일 뿐 재무제표상 영업수익과 관련없고 금방 끝날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회계업계나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이와 다르다. 현재가치할인은 매출 과대계상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회계처리방식이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수출 부분에 유통사가 따로 있고 생산자가 따로 있다"면서 "해외수출 과정에 등록하는 절차가 오래 걸리다 보니 그걸 어떻게 잡느냐의 논의인 것 같다. 허가를 받고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재고로 가져간 것은 다소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IPO를 준비하는 기업도 공모가를 높이 산정받기 위해 실적 부풀리기보다 투명한 회계에도 노력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은 매출인식, 수익인식에서 원칙 중심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때 하라'고 하는 이유가 있다"면서 "해당 업종에서는 언제 수익으로 인식해야 하는지 거래를 해봐서 알겠지만 회계사는 그 업종을 잘 모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투명하고 정직한 재무제표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기업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감리강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장한 지 5년 내 상장폐지되는 기업이 29개나 되는 것은 회계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의미"라면서 "이제 IPO 기업도 감리를 철저하게 하고 지정감사를 오래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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