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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근로시간 줄여 일자리 늘린다는데…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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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일자리 15만개~50만개 이상 창출" vs "현실성 없는 주장"]

머니투데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기획재정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채용정보 박람회는 29일까지 계속된다. 2016.11.28/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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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시간 단축 여부를 두고 정부와 각 정당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근로시간이 단축됐을 때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우리나라 장시간 근로 관행은 심각한 수준이다. 21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취업자 연간 노동시간은 2015년 기준 2113시간으로 멕시코(연간 2246시간) 다음으로 길다. OECD 회원국 중 취업자 노동시간이 연간 2000시간을 넘는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 그리스(2042시간) 세 나라뿐이다.

근로기준법상 주 근로시간 한도는 지금도 52시간이지만 휴일 근로시간(16시간)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행정지침에 따라 현장에서는 68시간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규 채용을 막는 장애물로 적용되고 있다. 기업은 사람을 새로 뽑기보다 기존 숙련된 인력이 연장 근로를 하도록 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추가 근무 수당 등을 통해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어서다.

이에 착안해 정부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주당 평균 전일제 근무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2시간, 제조업종은 44시간으로 정상적으로 일하면 주간 평균 36시간 정도 일해야 하는데 20% 정도 더 일하는 셈이니, 10%의 고용효과가 있어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해도 7만∼8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일부 연구 결과 역시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적게는 15만 개에서 많게는 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고 전망했다. 이를테면 한국노동연구원은 근로시간을 단축할 때 시행 첫해 약 1만8500명, 약 5년간 14만~15만 명의 고용 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업종별 근로시간 단축 비율과 근로시간 대비 생산변동, 신규 근로자 수의 생산 탄력성을 토대로 고용 인원을 산출한 결과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현재보다 33만~59만개까지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분석도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기준 주 52시간을 넘어 일하는 사람 수는 345만 명으로, 이들이 일주일에 3000만 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59만 명의 사람이 더 필요한데, 전부 다 늘진 않아도 적어도 반 이상 상당수의 일자리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정부와 연구기관이 예측한 만큼의 효과가 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현재 기본적으로 대기업이나 제조업 분야 종사자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있고, 근로시간이 단축이 의무화된다 하더라도 작업공정 속도와 자동화 방식 등 효율성을 높이면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어 채용이 늘지 않는다는 논리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창출이 된다는 건 현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주장”이라며 “인원변동 없이도 작업방식을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체 근로자의 70~80%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은 현재 연장근로를 활용하는 이유가 인건비 절감 때문인데, 자력으로 추가 인력 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한다는 건 실질임금소득을 낮추는 결과만 초래할 뿐, 중소기업에서 근로자 채용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종=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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