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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소름 돋는 가창력? 시청자는 속고 있었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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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 기계, 프로그램 기술로 부터 ‘가슴 벅찬 감동’을 받는 꼴이다. 우리가 방송으로부터 듣고 즐기는 목소리는 ‘진짜’가 아닌 ‘가짜’다.

‘튜닝’을 거친 목소리가 시청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최근 새로운 형식의 음악 버라이어티 방송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면을 쓰고 오직 목소리로만 실력을 뽐내는 MBC의 복면가왕을 비롯해 듀엣가요제, SBS의 판타스틱 듀오, 그리고 KBS2TV의 불후의 명곡 등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어떤 방송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엄청난 가창력을 뽐내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 시켰고, 어떤 방송에서의 가수는 가슴을 울리는 애절한 목소리를 선사해 시청자들의 눈을 적시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송을 두고 몇몇 가요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A씨는 “요즘 실력파니 뭐니 하는데, 방송에서 나오는 가창력 크게 안 믿는다. 어떤 가수는 실제 음색이랑 완전히 다르더라. 큰 삑사리(음이탈)만 아니면 다 고칠 수 있는 세상인데...(웃음) 오토튠 사용하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오토튠(Auto-tune). 오토튠은 1997년 미국의 안타레스 오디오 테크놀로지(Antares Audio Technologies)사에서 개발한 음정보정 프로세서다. 정확하지 않은 음정을 비교적 손쉬운 조작으로 맞추는 보정프로그램이다. 심지어 음색까지도 바꿀 수 있다.

사실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현재 음반시장에서의 오토튠 사용은 일반적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고집 있는 가수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음반 보컬에 이른바 목소리 ‘튜닝’ 작업을 거친다. 문제는 진짜 목소리를 듣길 원하고, 듣고 있다고 믿는 음악프로그램에서도 ‘이 작업’이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오토튠 ‘남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취재 결과, 실제 한 음악 버라이어티 방송은 현재 자체적으로 목소리 ‘튜닝’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최근까지만 해도 녹화가 끝난 뒤 해당 연예인 소속사에 녹음된 음원을 전달하고, 수정된 음원을 다시 돌려받아 방송에 내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한 방송프로그램 관계자는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가수 소속사 측에 “우리에겐 튜닝이라는 좋은 기술이 있지 않나. 걱정마라.”라고 안심시키기도.

지난 2013년에는 공개오디션 슈퍼스타K에 출연한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멤버 브래드(브래들리 래이 무어)가 방송의 오토튠 사용 실태를 폭로해 파장을 몰고 온 바 있다. 당시 브래드는 “상태가 엉망인 경우에는 목소리를 재녹음해 방송에 입힌 경우도 있다”며 “내 드럼도 오토튠으로 손봤다. TV로 방송된 것은 완벽했다”고 전해 충격을 줬다. 결국 오토튠의 영향이 컸다는 사실이다.

바야흐로 첨단기술의 시대다. 음악계에 스며든 첨단기술 오토튠은 대부분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한다. 앨범을 제작, 녹음할 때 기간 및 비용을 크게 줄인다. 또한 소리를 변형함에 따라 독특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가 ‘진짜 목소리’를 감상하고 있다고 믿는 방송에서의 ‘이 기술’ 사용만큼은 자제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보고 듣는 대중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정말 실력 있고 힘들게 라이브를 소화해내는 가수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음악 버라이어티 방송 제작자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IMI팀 박찬형 기자 [chanyu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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