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공정무역 씨앗 10년' 이미영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 최초 공정무역을 기치로 한 사회적 기업

의류 판매 중심, 지난해 매출 14억원·직영 2곳·대리점 1곳

이미영 대표, 대학 졸업 후 환경단체서 사회생활 시작

제3 세계 여성 빈곤문제 관심이 창업계기

이데일리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공정무역이라고 하면 흔히 갑을관계, 불공정거래 타파 같은 이미지가 크죠. 더 크게 본다면 제3 세계 빈곤·환경으로부터 촉발된 여성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북촌 초입에 자리 잡은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미영(50) 대표는 국내 최초로 공정무역을 기치로 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이색 기업인이다. 2007년 안국동 한옥을 임대해 시작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4억원, 직영점 2개·대리점 1개를 거느린 어엿한 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여성·환경문제 두 화두 고민”

세계적으로 공정무역과 관련한 상당수 유명기업은 식품제조·판매 위주다. 반면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의류상품에 집중한다. 이 대표는 “빈곤 여성문제를 조금이나 해결하기 위해 작은 자본으로 할 수 있는 수공예에 집중했다”며 “주로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등 동남아 국가 여성들이 만든 의류상품을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후반 대학 시절을 보낸 그는 “당시 민주화, 노동, 인권문제가 분출되던 시기였다”며 “자연스레 ‘어떤 사회인이 돼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돌이켰다. 지리교육을 전공한 그의 첫 사회생활은 1992년 경제정의실천연대 산하 환경개발센터에서부터다. 마침 리우환경회의를 통해 환경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됐던 게 계기가 됐다. 1990년대 중반 결혼, 출산 등으로 잠시 평범한 가정주부가 된 그는 2000년 신생 시민단체인 여성환경연대 사무국장 자리로 다시 환경운동에 뛰어든다.

그는 이곳에서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대표는 “가난한 나라일수록 환경 파괴와 가난의 악순환이 심화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특히 이 상황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통은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부터 여성 빈곤 문제와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양 갈래 화두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고민한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 마이크로크레딧(소액대출), 협동조합, 옥스팜(기부형 매장)은 물론 일명 공정무역 초콜릿인 디바인 초콜릿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는 “하지만 앞선 품목들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적은 자본으로 제3 세계 빈곤 여성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찾아야 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의류제조·판매를 사업 품목으로 정한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탄생했다.

◇“올해 쿠션·장식품 전문매장 출점”

사업은 쉽지 않았다. 2007년 자본금 1억5000만원, 4명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매장이 아닌 벼룩시장 형태로 운영됐다. 자본금이 뚝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부랴부랴 이 대표는 북촌 한옥을 빌려 상설매장을 마련한다. 사업 초장기 반년간 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빠르게 안정세를 탄다. 이듬해에는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매출 역시 연 5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성장요인으로 공정무역이란 단어 자체의 신선함을 들었다. 그는 “주 타켓층은 40대라면서 백화점에서 40만원가량하는 코트를 여기서는 20만원 수준이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행기를 통해 소량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재고 걱정은 없다.

17명의 직원, 지난해 1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이 대표는 “의류 분야는 만들어지는 과정이 복잡하다”며 “품목다각화를 할 예정”이라 말했다. 2015년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쿠션, 장식품 등 리빙품목을 다루는 전문매장을 출점하는 게 목표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정무역이라는 단어는 대부분 사람이 한 번씩 들어봄 직하지만 아직도 생소한 측면이 있다”며 “유통 채널 확대를 통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