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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PC 시장 침체’ 웬말...사업 확장 나선 국내 PC부품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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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PC 시장 출하량이 감소한데 반해 국내 PC 시장은 출하량 증가, 주요 부품 업체 매출 증가 등 긍정적인 성장전망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6년 국내 PC 출하량은 2015년 대비 3.2% 늘어난 462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PC 출하량이 5.7% 감소한 것에 비하면 '이상현상'인 셈이다.

특히 이러한 성장에는 개인용 '게이밍 PC' 수요가 증가한 것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IDC는 그래픽이 향상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층이 확대되면서 쿼드코어(4코어)급 이상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또는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고성능 게이밍 PC'가 인기를 끌었으며, 그 결과 2016년 3분기 기준으로 국내 컨수머 데스크톱 PC 시장이 전년 대비 4.7% 성장했다고 밝혔다.

고성능,고부가가치의 게이밍 PC를 중심으로 데스크톱 수요가 늘어나자 국내 PC 부품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2017년 들어 대대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아이템 늘리기에 나섰다.

◆ 아이템 확대에 나선 국내 PC 부품 업체들

그래픽카드 전문기업인 이엠텍아이엔씨(대표 이덕수)는 2017년 2월 '바이오스타(Biostar)'의 PC용 메인보드 제품군의 수입유통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2014년 2월 이후 신규 수입 및 유통을 중단한지 꼭 3년만이다.

당시 '바이오스타' 메인보드는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으로 조립 PC 시장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상당수의 PC 조립업체들이 바이오스타 메인보드를 탑재한 PC를 납품할 정도였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가성비' 좋은 바이오스타 제품은 브랜드명을 단어대로 해석한 '생체별'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3년만에 이엠텍에서 다시 선보인 바이오스타 메인보드는 왕년의 '가성비'와 더불어 더욱 우수해진 품질까지 내세워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AMD '라이젠' 지원 메인보드 부문에서 인기순위 상위권에 바이오스타 제품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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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PC를 비롯한 PC용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 등 주변기기를 주로 선보여왔던 한미마이크로닉스(대표 강현민)도 3월 16일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그동안 전혀 취급하지 않았던 PC용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모니터, 키보드 및 마우스 등 신규 아이템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먼저 중국의 '컬러풀(Colorful)'과 손을 잡고 컬러풀의 메인보드 제품을 국내 선보인다. 컬러풀은 중국 내에서 그래픽카드 부문 점유율 1위, 메인보드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는 브랜드로, 국내에 정식 지사를 두고 그래픽카드만 수입 및 유통해왔다. 관계자에 따르면 컬러풀의 메인보드 국내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니터와 그래픽카드는 마이크로닉스 자체 브랜드로 선보인다. 우선 23인치 초슬림 디자인의 일반 모니터와 32인치 크기의 21:9 커브드 모니터를 5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자체 기술인 '제로파워'(대기전력 소비를 0W로 낮추는 기술) 등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그래픽카드도 단순 수입 유통이 아닌 자체 설계 및 디자인한 쿨러를 탑재하는 등 신경을 썼다.

한미마이크로닉스 관계자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연속으로 성장세를 기록한 마이크로닉스는 설립 20주년인 2017년을 맞아 메인보드와 모니터, 그래픽카드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게 됐다"며 "축적된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력에 걸맞는 제품들로 국내외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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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커지는 e스포츠 시장...'게이밍 PC' 수요 만들어내

게이밍 PC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이유는 단지 새로운 인기 게임의 등장만은 아니다. 매년 규모가 커지는 e스포츠 시장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만큼 고성능 게이밍 PC에 대한 수요가 덩달아 증가한 것도 한 몫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e스포츠 시장 규모는 총 723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다. 국내외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메이저 대회 상금 규모만 60억원에 달한다. 규모만큼은 대형 스포츠대회에 못지 않다. 여기에 '오버워치'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새로운 게임리그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국내외서 펼쳐지는 다양한 게임대회서 한국 출신 선수들은 연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대회 결과뿐 아니라 경기실황 자체가 기존 게임 방송사 외에도 유튜브와 트위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다른 스포츠 경기처럼 일반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e스포츠 경기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고정 시청자와 팬 층도 늘고 있다. 그만큼 해당 게임과 그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게이밍 PC'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증가하기 마련이다.

한편으로는 이동하면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이밍 노트북' 시장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 소비자들은 '게임용 PC는 데스크톱'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2017년 3월 출시된 AMD의 '라이젠' 프로세서가 고성능 데스크톱 PC 시장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물론 국내 PC 시장 상황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국내 손꼽히던 PC 주변기기 및 게이밍 주변기기 제조사인 S가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정도로, 전체 PC 시장이 침체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힘든 가운데서도 실적을 거두고 성장한 업체들이 있다는 것은 국내 PC 시장이 아직 완전히 암흑기로 빠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IT조선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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