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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팝인터뷰]'보통사람' 김상호 "배우 평균 연봉 극과 극, 진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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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배우 김상호 / 오퍼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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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성선해 기자] 김상호(46)가 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해 말했다. 대중의 눈에 자주 보이는 극소수를 제외한 다수의 연기자들은 오늘도 혹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상호 역시 그랬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제작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김상호는 자유일보 대기자 추재진 역을 맡았다. 군사독재정권 하에서도 할 말은 하는 진정한 언론인이다.

김상호는 지난 1994년 연극 '종로고양이'로 데뷔했다. 경상북도 경주 출신으로 배우가 되겠다는 꿈 하나만 품고 상경했다. 가진 것 하나 없었기에 우여곡절도 많았다. 연극을 하다가 라면 장사에 도전하기도 했다고. 남은 건 쫄딱 망한 가게와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란 교훈이었다. 그는 "그 사람들이 가격을 책정하고 가게의 목을 보는 건 엄청난 수학공식과 같은 거다"라고 했다.

결국 김상호는 연극판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는 "난 그쪽으로 능력이 없더라. 그나마 인정받는 게 여기가 아닌가 한다. 다른 분야에 가면 '답답한 놈'이 아닐까"라며 자신을 "모자란 사람"이라 칭했다. 김상호는 "다른 직업을 하기엔 그렇게 느껴지더라.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가 보다"라며 웃었다.

"어디서 들어보니 배우들의 평균 연봉이 극과 극이라더라. 몇 달 전에 봤다. 너무 극과 극이다. 소수가 아닌 다수는 정말 박봉에 힘들다. 영화를 꾸준히 하는 배우도 불안해하지 않나. 생활과 마음이 모두 그렇다." 실제로 지난 1월 국세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배우와 탤런트로 수입 금액을 신고한 1만 5423명 중 상위 1%인 154명이 전체 수입의 43.7%를 차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한 상위 10%가 전체 직업군 수입의 86%를 차지했다. 나머지 하위 90%의 연 평균 수입은 700만원으로, 한달에 약 58만원이 소득의 전부였다. 어느 분야나 다 비슷한 사정임을 감안해도 엄청난 격차다. 김상호의 말처럼 심각한 불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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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상호 / 오퍼스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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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수많은 이들이 배우를 고집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김상호는 '자식들에게도 배우를 시킬 생각인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예전에도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근데 요즘 아이들이 뭘 한다고 하면 말리는 경우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농부의 아이들은 흙에 익숙할 것이고, 어부의 아이들은 바다에 익숙할 것이다. 그들의 자손이 부모의 대를 잇는다면 노하우를 알려주지 않을까. 내 아이들은 대본이 익숙하겠지. 사실 내 주변 사람들도 다 자기들이 하고 싶어서 배우를 하는 거다. 뭐 어떻게 하겠나. 아들내미나 딸내미가 하겠다면 해야지.(웃음)"

인고의 세월 끝에 명실상부 인정받는 배우가 된 김상호. 그는 '힘든 길을 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질문에 "그건 건방진 말이다"고 했다. 김상호는 "나는 10년 동안 고생했지만, 운도 좋았다. 내가 만난 감독님과 작품이 다 좋았다. 어쨌거나 다들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닌다. 그러다 보면 늦게라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후배들의 건투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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