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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남자라서 좋은 건…” 한영외고 소식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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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어고등학교가 배포한 보건 소식지에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는 ‘여자가 강간 당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 등 성차별적인 내용이 담겨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 ‘한영외고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이게 실화입니까”란 제목과 함께 보건 소식지 사진이 한장 올라왔다. 한영외고 마크가 그려진 소식지에는 보건실 이용 안내와 함께 ‘여와 남! 입장 바꿔 생각해봐요’란 코너가 실렸다.

중앙일보

[사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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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각각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분홍색 글씨로 ‘여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 ‘와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 ‘여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 ‘남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라고 표기됐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에는 “힘든 군대 생활 안 해도 될 때”, 」데이트 비용 남자가 부담할 때”, “예쁜 내 미모, 예쁜 옷, 긴 머리, 마음껏 꾸미고 멋 부릴 수 있을 때(남자는 할 수 없는 여자만의 특권*^^*)”등 ‘성차별적’ 요소가 가득한 문장이 채워졌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다음 대목이다.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에 “여자가 강간당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 “살아가는데 아무래도 여자에 비해 혜택이 많다”, “똑같은 일을 해도 남자가 돈을 더 받는다”, “여자보다 더 많은 직업을 택할 수 있고, 주도권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출세할 확률이 높다”는 글이 포함됐다.

소식지는 또 ‘여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와 ‘남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의 예도 소개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싫은 예로는 ‘똑같이 배우고 똑같이 일해도 여자라 취직이 힘들고 월급이 적다’, ‘매달 마술에 걸릴 때’, ‘직장 상사에게 성희롱 당하기 쉽다’ 등이 제시됐다. 반면 남자로 태어난 것이 싫은 사례로는 ‘군대 가야 할 때’, ‘여자가 남자 화장실 들어가면 실수, 남자가 여자화장실 들어가면 치한·변태’, ‘용돈도 없는데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다 내라고?’ 등이 쓰였다.

이 소식지를 담은 게시물은 21일 오전 기준 533명의 공감, 170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문제가 된 보건 소식지는 해당 외고에 재직 중인 보건 교사가 만들어 각 학급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 교사는 20일 학생들에게 “소식지에 적힌 글은 소식지 하단에 소개한 참고문헌에서 발췌한 내용들로 성차별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사실이 논란이 되자 지난 19일 해당 SNS에는 익명의 게시자가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이번에 보건소식 일로 인해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경솔하게 행동하여 많은 분들의 눈초리를 사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여 다시는 이런 문제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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