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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신격호 "내가 다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나를 기소했나"…30분 만에 법정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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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지 30분 만에 퇴정했다. 현재 한정 후견이 지정돼있는 신 총괄회장은 함께 피고인석에 앉은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도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20일 열린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등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된지 30분쯤 되자 신 총괄회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휠체어에 앉아 무릎에 담요를 덮고 지팡이를 든 채였다. 의료진과 비서 등이 대동했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장을 향해 휠체어를 돌리는 법원 직원을 향해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다. 변호인이 “회장님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검찰이 기소해서 재판을 해야한다”고 설명하자 “내가 횡령을 했다고?”라고 반문했다.

재판부가 생년월일을 여러차례 물었지만 신 총괄회장은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변호인이 일본어로 ‘생년월일’을 여러 번 읊었지만 “어?”라고 되물을 뿐이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근처에 앉아있던 신동빈 회장을 향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대화가 잘 통하지 않자 신 회장은 종이에 글을 써서 필담을 나누기도 했다. 재판부도 “(신 회장은) 의사소통이 되는 것 같은데 자리를 옮겨 옆에 앉으라”고 말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신 총괄회장은 “내가 여기에 왜 있느냐” “기소를 한 책임자가 누구냐”며 호통을 쳤다. 재판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기도 하고 지팡이로 피고인석 테이블을 내리치기도 했다.

결국 재판부가 퇴정을 허락했다. 그러나 재판정을 빠져나가던 신 총괄회장은 “할말이 있다. 빠꾸(후진) 시키라”며 소리쳤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어로 “롯데는 내가 다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날 기소하냐"고 수차례 말했다.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모습을 보던 신 회장은 결국 울음이 터졌다. 맏딸인 신영자 이사장과 사실혼 관계로 지목된 서미경씨도 신 총괄회장의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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